헬기사고에 LG그룹-LG전자 상반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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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위로금 5억 원 전달…LG전자, 주민들과 합의 못해

LG그룹 위로금 전달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 다해
LG전자, 피해보상 놓고 주민들과 여전히 협상 중

최근 강원도 소방본부 소속 헬기가 추락하며 탑승자 5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침몰한 세월호의 실종자 수색을 돕기 위해 나섰다가 탑승자 전원이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수색작업을 돕기 위해 다른 지역까지 나섰던 것뿐만 아니라 이들이 자신의 직업을 얼마나 사랑했고 자부심을 가졌었는지 알려지면서 국민들은 이들의 죽음을 더욱 안타까워했다.
이들의 의로움 죽음에 각계각층의 위로금이 전달됐고 LG그룹은 5억 원이란 위로금을 전달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 하지만 LG그룹이 위로금을 전달하며 불똥이 LG전자에 튀고 있다.

▲ 지난해 11월 16일 LG전자의 헬기가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기장과 부기장 2명이 사망했고 아파트 외벽이 부서졌다. 사고 발생 8개월이 넘었지만 LG전자와 피해 주민 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23일 LG그룹은 헬기사고 소방관 유가족에게 위로금 5억 원을 전달했다. 사망자 1인당 1억 원이다.

LG는 어렵고 힘든 근무여건 속에서도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려다 유명을 달리한 고인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사명감을 기리는 한편, 가족을 잃은 슬픔이 큰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함이라고 위로금 전달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앞서 LG는 세월호 침몰 사고에도 70억 원의 성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이 밖에도 LG는 국가 재난상황이 발생할 경우 주도적으로 성금을 내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본무 회장도 이 같은 모습을 몸소 실천했다.

이번 소방헬기 추락사고에 위로금을 전달한 기업은 LG와 에쓰오일뿐이다. 재계 순위 1, 2위인 삼성과 현대·기아자동차도 위로금을 전달하지 않아 LG의 사회공헌은 더욱 눈에 뛴다.

LG그룹 관계자는 “LG그룹은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소방헬기 추락사고 소식을 듣고 그룹 차원에서 성금을 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발생한 LG전자 소방헬기 충돌사고도 있었고 해서 이번 사고에 발 빠르게 위로금을 전달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그것과는 전혀 무관하다. 이번 위로금 전달은 순수한 그룹 차원의 사회공헌활동이다”며 지난해 사고와 연결 짓는 것을 경계했다.

LG전자 헬기사고 피해보상 안 돼

LG그룹이 발 빠르게 소방헬기 추락사고에 위로금을 전달한 것과 달리 LG전자는 지난해 자사 소속 업무용 헬기의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에 충돌한 사고에 대한 보상은 여전히 답보상태여서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16일 오전 8시 55분경 LG전자의 헬기가 아이파크 아파트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기장과 부기장이 사망했으며 아파트 21층부터 27층까지의 외벽이 크게 손상됐다.

사고 당일 날씨는 짙은 안개가 껴 있어 안개가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사고 헬기의 블랙박스를 수거, 현재까지 분석 작업 중이다.

사고 발생 후 기체와 승무원에 대한 보험금은 지급이 완료된 상태다.

LIG손해보험 관계자는 “기체 보험금 1100만 달러와 승무원 2명에 각각 20만 달러씩 총 40만 달러가 지급됐다”면서 “아이파크 입주자에 대한 보상 금액은 아직까지 LG전자와 입주자 간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피해 입주민들에게 지급할 보험금은 최대 1000만 달러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고로 발생한 외벽 손상 외에도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아파트의 구조를 변화시킬 만큼의 충격이 전달됐을 경우 보수공사가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보험금을 초과할 가능성도 있어 이 부분은 LG전자가 부담해야 한다.

헬기 충돌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4가구는 아파트 가격 영향과 정신적 피해에 대한 사고 위로금으로 집값의 10%인 3억 원을 이에 반해 LG전자는 1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발생 직후 거주민들은 호텔 등을 떠돌았고, 지은 지 10년이 넘은 아파트여서 복구를 위한 자재를 구하는 데만 한 달이 넘게 걸렸다는 후문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주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이파크 인근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사고가 난 지 8개월이 지나 겉으로 보기에는 주민들이 안정감을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간혹 헬리콥터 소리가 나면 곧바로 하늘을 쳐다보는 주민들이 있는 것으로 보면 아직까지 트라우마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아이파크 아파트는 이 지역의 랜드마크 성격이 강했다. 고층 아파트인데다가 고가이기 때문에 주민들의 자부심도 상당했다. 그런데 지난 헬기 사고 이후로 불안감을 드러내는 주민들이 많다. 더욱이 아직까지 보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세간의 이목이 여전히 집중돼 있어 이를 부담스러워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는 지상 39~45층으로 이뤄졌다. 현재 전용면적 145.04㎡가 매매가 25억 원, 전세가 13억 원에 형성돼 있다. 195.38㎡ 평형은 매매가가 31억5000만 원에서 41억5000만 원까지 형성돼 있으며 전세가도 18억 원에서 22억 원 사이다.

아직까지 헬기 충돌 사고로 인해 매매가와 전세가에 변동은 없지만 매물이 사고 이전에 비해 조금 더 늘었다는 것이 지역 부동산 업계의 얘기다.

항공 관련 전문가들은 항공 사고의 원인 분석은 최소 몇 개월에서부터 최대 몇 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LG전자 소속 헬기의 사고 원인 분석도 올해 안에 끝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고 원인 조사와 별개로 LG전자가 적극적으로 피해보상 합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고 원인 조사는 사고 책임이 누군가에 있느냐를 따지는 것이지 주민들의 피해 보상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LG전자가 LG그룹과는 달리 기업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당분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지역 주민들은 LG전자가 너무 시간을 끄는 것 아니냐며 LG전자를 비난하고 있다.

한 지역 주민은 “LG전자처럼 큰 기업에서 몇 억 원 때문에 시간을 끄는 모습을 보면서 실망했다. 사고가 나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얼마나 두려울지 모르겠다. 만약 LG전자 직원이 이런 피해를 당했다면 그냥 넘길까 의문스럽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다른 지역 주민은 “1, 2억 원이 작은 돈은 분명 아니다. 그렇다고 자칫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일이었기 때문에 LG전자가 이 부분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며 “얼마 전에 LG그룹은 수색 지원을 위해 투입됐던 헬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5억 원이란 거금을 위로금으로 내놨다. 자사 헬기 사고에 대해 더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 같은데 그런 것 같지 않아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시사포커스  / 전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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