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이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응하고 그동안 자신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과 소문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 의혹들에 대한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월간 <신동아>는 17일 발간된 9월호에 김기춘 실장과의 서면 인터뷰 내용을 실었다.
우선, 김 실장은 인터뷰를 통해 세월호 참사 당일인 4월 16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 논란에 대해 “(대통령은) 경내에 있었고, 경호관과 비서관이 수행했다”며 “21회에 걸쳐 보고를 받고 지시했음을 국회와 언론에 이미 밝혔음에도 의혹을 계속 제기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당시 박 대통령이 외부 인사와 만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외부 인사를 접견한 일은 없다고 알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대통령이 청와대 안가(안전가옥)을 이용하느냐’는 질문에는 “안가에 대해 아는 바 없으며, 설령 안다고 하더라도 경호 비밀 때문에 말할 수 없으니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신동아>는 이른바 ‘안가’에 대해 “아직 청와대 경내에 일부가 남아 있으며 대통령이 외부 인사를 비공개로 만날 때 종종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춘 실장은 또, 인사 파동의 핵심인 안대희-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들을 누가 추천했었냐는 질문에도 “개인 사생활과 관계돼 있어 말할 수 없다”며 입을 닫았다. 다만, 김 실장은 “인사의 잘못된 점은 책임을 통감하며 앞으로 대통령인사수석실을 잘 운영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또, 최고령으로 주일본 대사에 내정된 유흥수 전 의원에 대한 김 실장과의 친분 의혹에 대해서도 “저는 개인적 인연 때문에 인사에 관여한 일이 결단코 없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밖에 ‘불통 논란’에 대해 “인사위원장 업무 특성상 많은 분과의 교류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 대외 접촉을 삼가고 근신하고 있다”며 “그것을 불통이라고 하면 그 비판은 감수하겠다. 여야 인사나 기타 관계자와의 소통은 소관 수석의 몫”이라고 해명했다.
김 실장은 ‘구시대적 인물’이라는 비판에 대해선 “생각이 늙으면 나이가 젊어도 늙은이가 되고, 생각이 젊으면 나이가 들어도 시대에 맞춰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젊은이의 추진력과 늙은이의 지혜가 조화되면 많은 일을 이뤄낼 수 있다고 자부한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