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세월호 특별법을 요구하며 43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유민 아빠’ 김영오 씨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유민 양의 외삼촌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인터넷에 올라온 세월호 유가족 관련 언론 기사에 댓글을 남기면서 시작된 논란이다.
지난 23일 한 누리꾼은 인터넷 기사 댓글에 “다른 세월호 유족 분들이 단식하면 이해하겠지만, 김영오 씨 당신이 이러시면 이해 못하지~ 당신이 유민이한테 뭘 해줬다고”라며 “유민 애기 때 기저귀 한 번 갈아준 적 없다”고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 “누나 너랑 이혼하고 10년 동안 혼자 애들 둘 키운 거 알지? 얼마나 힘든 줄 아냐”면서 “그러는 너는 그동안 뭐했냐, 1년에 한두 번 보는 게 끝이지. 김영오 너 지금 이럴 때 우리 누나 마음 찢어져 유민이 이름 그만~”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 같은 글은 일파만파 논란을 일으켰고, 김영오 씨는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병원에 이틀간 있어보니 각종 루머와 댓글이 난무하더라. 그래도 난 떳떳하니까 신경 안 쓰겠다”며 “여러분도 신경 쓰지 마시고 우리는 특별법만 보고 달립시다. 불쌍한 놈들이 하는 소리에 반박도 하지 마시고 우리의 길만 가자”는 입장을 밝혔다.
김 씨는 그러면서 자신이 금속노조 조합원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아시는 분들 예전부터 다 알고 있는 얘기”라며 “작년 7월 22일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다 정규직으로 전환됐고,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노조 조합원이 돼봤다”고 말했다.
이어, “정규직 전환되면 자동으로 조합원에 가입되게 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지금까지 특별법을 위해 싸우는 이 순간 조합원 옷도 안 입고 노조 조합원을 떠나 억울하게 죽은 부모의 입장으로서 아빠로서 싸우고 있다. 촛불집회 할 때 충남지부 깃발 못 보셨을 텐데, 제가 깃발 꽂지 말고 시민으로서 싸우자고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두 달 전 학교에서 여행자 보험 1억원이 나왔다. 이혼한 부모는 보험금이 50 대 50으로 나온다”며 “나는 우리 유민이한테 해준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만 하면 죄인이 된다. 그래서 보험금 10원도 안 받고 유민 엄마한테 전액 양보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그래도 제 가슴은 찢어지게 아프기만 하다. 그동안 못해준 거 돈으로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억울하게 죽은 한을 풀어줘야 내 마음의 죄도 내려놓을 수 있을 것이다. 대출도 다 못 갚은 상황에서 2천만원을 또 대출받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아울러, “유민이 앞에 놓고 보상금 얘기 두 번 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저는 지금 돈 10원도 필요 없다. 유민이가 왜 죽었는지 밝혀내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살아 있는 유나와 유나 친구들이 안전한 나라에서 살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진실은 언젠가 꼭 밝혀지고 승리하게 돼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한편, 김영오 씨에 대한 이 같은 음해성 글이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는 24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김 씨에 대한 국정원의 사찰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증폭됐다.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은 이와 관련, “유민 아빠의 고향인 정읍에 국가정보원 요원이 내려가서 어떻게 생활하고 자랐는지 쑤시고 다니는 사실을 포착했다”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짜 맞춰 공작하면 결국 유민 아빠 1명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족들을 분열시키고 와해시키려는 의도”라고 맹비난했다.
유 대변인은 “말하기도 낯 뜨거운 치졸한 공작에 대해 가족대책위 모든 가족들이 유민 아빠와 함께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국정원은 가족대책위의 이 같은 의혹 제기에 “국정원은 김영오 씨의 두 딸이 어떻게 자라왔는지 조사한 사실이 없고 지시조차 한 바 없다”며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국가기관에 대한 터무니없는 음해성 주장을 펼칠 것이 아니라, 육하원칙에 입각해서 구체적인 문제를 제기하라”고 강하게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