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이 26일 오후 야권의 반발에도 불구, 국회 본회의를 단독으로 열었지만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가로막혔다.
이날 본회의를 통해 91개 법안을 처리하려고 했던 새누리당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정의화 의장은 이날 오후 3시 국회 본회의를 개의한 뒤 “30일 본회의를 재소집하겠다”며 9분만에 본회의를 산회했다.
정 의장은 먼저 “제가 의장이 돼서 국회에서 18년 동안 이렇게 한 정당만 모여서 회의를 하게 될 줄은 과거에도 본 기억이 별로 없고 가슴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어 “어제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로부터 금일 예정된 본회의를 며칠만 연기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이번 주만이라도 당의 총의를 모아서 정리할 수 있는 시간 달라는 요청에서 진정성 느낄 수 있었고,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또 “그동안 야당이 협상 결과를 번복해 여당에서 신뢰에 대해 문제 제기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어려울수록 믿음이 없으면 바로 살 수 없다는 무신불립의 참뜻을 되새겨 한 번 더 노력했으면 한다”고 여권에 요청했다.
그러면서 “야당 측 요청에 진정성을 믿고 의사일정 일부를 변경하겠다”면서 “30일 본회의를 재소집 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와 관련해 전체 의사일정 재조정을 조속히 합의하고 각 상임위는 29일까지 국감 계획서를 운영위에 제출하길 바란다”면서 “이와 함께 법사위는 각 상임위 넘어와 43개 계류 법안 신속히 심사해서 30일 본회의에서 함께 처리하도록 노력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의장으로서 의사일정 변경은, 법안을 처리하지 않았다는 비난은 제가 감당하고 가겠다”며 “여야가 국회 정상화에 협조하기 위해 적극적인 정치력을 발휘해 주시길 바란다”고 여야에 호소했다.
세월호특별법 협상과 관련해선 “여야는 이번 주말까지 세월호특별법 합의를 이루어 주시길, 국민의 뜻이라고 생각하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국회 본회의가 산회되자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당초 새누리당은 소속 의원들에게 본회의 입장을 요청하는 문자 공지를 보내는 등 본회의 개의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소속 의원들에게 “정족수가 모자란다”며 “의원들께서는 본회의장에 입장해달라”는 문자 공지를 보내기도 했으며 현직 국회의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도 참석했다.
한편, 이완구 원내대표는 본회의가 산회된 직후 ‘본회의에서 안건이 처리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들었느냐’는 질문에 “전혀 들은 바 없다”면서 “의원총회를 열어 의견을 들어볼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정 의장의 결정에 대해 “의장이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오늘 정의화 국회의장이 이런 일방적인 회의 진행을 하시고 말았다”며 “이런 독단적인 의사진행을 한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원내대표단에서 방안을 강구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