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현대重, 임원 총사퇴 ‘충격 요법’
위기의 현대重, 임원 총사퇴 ‘충격 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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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컴백한 권오갑 사장 특단 조치 나서
▲ 울산 본사에서 직원들과 악수하고 있는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뉴시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임원진 전원에게 사직서를 제출토록 하는 등 극단의 경영 혁신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12일 오전 최길선 현대중공업 조선·해양·플랜트 부문 총괄회장과 권오갑 사장 주재로 긴급 본부장 회의를 소집해 임원진 총 사퇴 후 재신임, 지원조직 대폭 축소 및 생산 위주로 재편, 해외법인 사업 제검토, 세대교체 인사 단행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고강도 개혁 작업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중공업은 이 같은 계획을 바탕으로 올 11월 하순에 계획된 임원인사를 10월 안에 조기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계열사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에도 함께 적용될 예정이다.

당초 권 사장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임단협 타결이 전제가 돼야한다고 보고 노조와의 임단협 마무리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노조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무기한 연장하는 등 교섭에 나오지 않아 현재 노사와의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태이다. 이에 권 사장은 노조와의 타결이 쉽지 않다고 보고 고강도 개혁안을 먼저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는 권 사장이 4년만에 현대오일뱅크에서 현대중공업으로 복귀해 경영진단을 벌인지 한 달 만에 내놓은 것이다. 권 사장은 취임 이후 자신이 데려온 현대오일뱅크 임원들을 중심으로 ‘경영분석특별팀’을 구성해 경영진단을 해왔다.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으로 복귀하면서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으로부터 현대중공업 위기수습에 대한 전권을 위임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2분기 대규모 적자 원인이 일부 사업부서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전체 임원진 250명 중 대다수가 물갈이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체 임원들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은 뒤 새로운 조직에 필요한 임원은 하반기 인사에서 재신임을 통해 중용할 방침을 밝혔으나 업계 안팎에서는 전체 임원진 250명 가운데 최소 30%는 짐을 싸야 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현대중공업의 임원 인사를 통한 물갈이 폭은 10%가량이다.

또한 현대중공업은 이날 회의에서 생산과 영업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지원조직을 대폭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수 인력은 생산과 영업으로 전진 배치하는 특단의 인력 구조조정도 나설 예정이다. 해외법인과 수익창출이 어려운 한계사업도 줄줄이 퇴출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 사업조정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생산현장도 혁신 작업을 거칠 예정이다. 특히 비용·원가 절감에 총력을 기울일 작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꼭 필요한 비용이더라도 삭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가동된 공정개선혁신팀이 현재 전 사업본부의 공정 효율을 재점검 중이다.

권 사장은 “지금 우리는 우리의 현실을 직시해야 하며, 강도 높은 개혁을 통해 새롭게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우리 회사를 바라보고 있는 많은 국민들과 국내외 고객, 주주들을 생각해 분명한 개혁 청사진을 갖고 책임감 있게 일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이 전 임원으로부터 사표를 제출받고 재신임하겠다는 식의 고강도 개혁안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지난 비상경영 체제에서도 임원들이 임금을 일부 또는 전액 반납하는 정도의 방안이 발표되는 정도였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세계 조선시장에서 선박 발주가 거의 나오지 않으면서 2009년 3월 당시 민계식 부회장과 최길선 사장은 임금 전액을, 임원들은 직급에 따라 급여의 30~50%를 반납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영업적자 상태에 빠진 현대중공업은 지난 6월에도 임원 급여 10~30%를 반납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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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돌이 2014-10-13 15:30:29
또 쥐어 짜겠구나, 임원진 짤라서 절감, 부서장 및 차장급이상 짤라서 절감, 협력사 단가 인하 시켜 절감, 절감, 절감 밖에 생각 못하는게 우리나라 ceo 들 아닌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