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정의실천연합(이하 경실련)이 월 소득 400만원 이하 가구는 평생 모아도 서울 평균가격 아파트를 구매할 수 없다는 분석결과를 내놓았다.
경실련은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연금, 세금 등)과 소비지출(식비, 교육비, 주거비 등)을 제외한 가구당 월 흑자액을 조사해, 월 흑자액을 끊임없이 저축할 경우 서울 지역의 평균 아파트를 사는데 얼마나 걸리는지를 비교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2000년 도시 근로자 2인 이상 가구 전체의 평균 월 흑자액은 2000년 월 67만원을 기록, 이를 꾸준히 저축한다면 21년 뒤 서울 평균 아파트(1억 7천만원)를 구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3년에는 월 흑자액이 98만원으로 증가하는데 그쳐 서울 평균 아파트(4억 9천만원)을 구매하는 데 41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간소득으로 볼 수 있는 월 소득 3~4백만원 가구의 경우엔 2013년 기준으로 월 흑자액(63만 2천원)을 64년간 모아야 서울 평균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대가 낮아질 수록 월 흑자액이 감소해 그만큼 기간이 더 걸렸고, 2013년 월 소득 1~2백만원 가구(월 흑자액 1,800원)는 서울 평균 아파트를 구매하는데 무려 2만 2만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또한 경실련은 연도별 실질소득의 증감과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을 비교한 수치도 내놓았다. 경실련 자료에 따르면 도시 근로자 2인 이상 전체 가구의 실질소득은 2000년 327만원에서 2013년 428만으로 13년간 1.3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서울 평균가격의 아파트는 2000년 실질소득 대비 4배인 1억 7천만원에서 2013년에는 실질 소득 대비 9배인 4억 9천만원으로 3배 가까이 상승했다. 실질 소득 상승에 비해 아파트 가격 상승이 더 가팔랐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중간소득으로 볼 수 있는 월 소득 3~4백만원인 가구로 한정해 보면 이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2000년 월 소득 3~4백만원 가구(평균 346만원)에서는 이 비율이 4배였으나, 2013년에는 평균 소득(평균 325만원) 12배에 달했다. 월 소득 6백만원 이상의 가구는 이 비율이 2배에서 5배로 증가하는데 그쳐 상대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경실련은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놓고 “경제활동을 20대 후반에 시작한다고 했을 떄 평생동안 내 집 마련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의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의 정책들을 비판하며 “지금 정부가 해야할 일은 자신의 임기동안만이라도 거품붕괴를 막귀 위한 폭탄돌리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거품이 더욱 커지기 전에 하루 빨리 거품을 제거하고 건전한 경제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