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제철이 세아그룹과의 동부특수강 인수전에서 승리를 따내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날 실시된 동부특수강 매각 본입찰 마감 결과 현대제철은 세아홀딩스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대제철은 인수가로 2500억원에서 3천억원 사이의 가격을 써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제철은 동부특수강 인수가가 3천억원을 넘어가면 당진공장에 새로 설비를 들이는 것이 더 낫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산업은행은 내부 검토를 거쳐 이날 우선협상대상자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11월 본계약이 체결되고 내년 초에는 계약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산업은행은 동부그룹의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사모펀드를 구성, 동부특수강을 1100억원에 인수했다. 대신 ‘매각 후 차익정산(언-아웃, earn-out)’ 조항을 집어넣어 다른 철강사에 넘겼을 때 발생하는 매각 차익은 동부그룹에 넘겨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최종 매각 대금 중 인수대금 1100억원 및 제반 비용을 제외한 1천억원 이상의 차익은 모두 동부그룹에 넘겨질 전망이다.
한편 이번 인수전 승리로 현대제철은 지난해 4월 특수강 시장에 본격 진출을 선언한 후 약 1년 반만에 특수강선재 2차사업까지 아우르는 ‘일관생산체제’를 완성하게 됐다. 현대제철은 충청남도 당진시에 짓는 특수강 공장과 경북 포항에 위치한 동부특수강의 생산시설을 활용해 자동차 엔진과 변속기 등에 사용되는 특수강을 자체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현대제철은 오는 201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지난 4월 당진제철소 내 특수강공장 착공에 들어간 바 있다.
또한 강판을 주로 생산하는 현대제철이 냉간 압조용 선재를 주로 생산하는 동부특수강까지 인수하면서 모그룹인 현대·기아차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철강재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자동차를 완성하는데 필요한 철강재는 차체에 쓰이는 강판, 규모가 큰 부품 제조에 쓰이는 특수강 봉강, 볼트나 너트 같은 작은 부품을 만드는 냉간 압조용 선재 등 크게 3가지다.
반면 동부특수강 인수를 놓고 현대제철과 경쟁을 벌여온 세아그룹은 지난 8월 인수 양해각서를 체결한 포스코특수강에 이어 동부특수강까지 인수해 국내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구상을 세웠으나 차질이 생겼다. 세아그룹은 40%가 넘는 점유율로 업계 1위를 지키고 있지만 현대·기아자동차와 연계된 현대제철이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하게 됐다. 현재 특수강 시장에서는 동부특수강이 대호피앤씨와 함께 20%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그 외 6~7개 업체는 1~5% 정도이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