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정관리 신청 후 잠적한 것으로 알려져 ‘도피설’까지 대두됐던 모뉴엘 박홍석 대표의 근황이 전해졌다.
24일 모뉴엘 제주 본사로 내려와 근무하는 과장이라고 밝힌 블로거 ‘오감세’의 블로그(http://webgosu.tistory.com)에 포스팅된 글에 따르면, 박 대표는 지난 23일 오후 5시경 제주도 본사를 찾아 각 부서를 돌며 90도로 절을 하고 직원들에게 눈물을 흘리며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 때 해외 도피설까지 흘러나왔던 박 대표는 국내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글에 따르면 모뉴엘 직원들은 돌연 법정관리 소식이 보도되던 지난 22일보다 앞선 20일경 사내 발표를 통해 이미 모뉴엘의 법정관리 신청 소식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블로거는 회사의 위기가 지난주부터 감지됐으며 채무금액의 규모를 듣고 놀랐다고 언급해 상당수의 직원들은 그간 회사 사정이 악화된 정도를 몰랐던 것으로 추정된다.
‘오감세’는 이 같은 내부 사정을 전하며 본인을 포함, 각종 생활을 정리하고 제주도로 내려온 100여명의 직원들이 ‘갇힌 신세’임을 안타까워했다. 이어 “회사로 인해 모뉴엘 직원들도 피해가 많음을 알리기 위해 작성한 포스트”라고 밝히고 “(제주도로 내려와 오갈 데 없는) 선량한 직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생각해본다”며 포스팅을 마쳤다.
모뉴엘은 올해 2월 경 500억원을 투자해 신사옥을 짓고 본사를 이전해 100여명 이상의 연구개발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모뉴엘은 직원들에게 이달 말 월급까지 지불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1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의 9월말까지의 퇴직금은 은행에 예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출이 1조원을 넘던 중견 종합 가전업체 모뉴엘은 지난 22일 채권은행에 수출채권을 갚지 못해 수원지방법원에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모뉴엘의 법정관리 신청의 배경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대규모 분식회계 등으로 매출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운영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현재 모뉴엘 및 자회사 잘만테크에 대해 관세청, 금융감독원, 서울남부지검 등이 감리 및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