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E&C 前 대표 “조현룡 의원에 1억 직접 전달”
삼표E&C 前 대표 “조현룡 의원에 1억 직접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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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의원 측 “받은 적 없다”…증언 전면 부인
▲ ‘철피아 비리’ 재판으로 기소된 새누리당 조현룡 의원(좌)과 증인으로 채택된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우). ⓒ뉴시스

31일 삼표이앤씨 전 대표가 ‘철피아 비리’ 재판에서 새누리당 조현룡 의원에게 1억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1부(부장판사 이범균) 심리로 열린 조 의원에 대한 첫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삼표이앤씨 전 대표 이모(67) 씨는 “조 의원이 경남 함안에서 출마를 선언한 이후인 2011년 12월 8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조 의원을 만나 쇼핑백에 담긴 현금 1억원을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이 씨의 진술에 따르면 2010년경 고속철도사업과 관련한 소송전으로 인해 한국철도시설공단과 관계가 좋지 않았던 삼표이앤씨는 2010년 3월 이 씨를 삼표그룹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이 씨는 같은 해 7~8월경 당시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던 조 의원을 만났고, 이후 삼표그룹 정도원(67) 회장과 함께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 이 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정 회장, 조 의원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던 당시에도 와인 두 병을 준비한 쇼핑백에 현금 500만원을 함께 넣어 조 의원에게 전달하려고 했다”며 “그러나 조 의원이 이건 절대 안된다며 거절해 다시 받아 왔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이 씨와 조 의원은 만남을 이어나갔고, 이 씨는 조 의원에게 ‘사전제작형콘크리트궤도(PST)’ 공법 개발 및 실용화, 분기기 설치 확대 등에 대해 끊임없이 요청했다. 이후 조 의원은 2011년 3월 ‘PST 실용화’ 방침을 수립하고, 한국철도시설공단-한국철도기술연구원-삼표이앤씨 간의 협약서를 체결했다.

이 씨는 약 3~4개월 후 조 의원을 다시 만나 PST 공법을 고속철도 건설에 적용하는 데 길을 열어 준 것에 대해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선거에 출마하면 도움을 드리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이후 조 의원은 2011년 12월 초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퇴직 후 국회의원 선거에 입후보 했고, 이 씨의 진술에 따르면 약 한 달 만에 이 씨를 다시 만나 현금 1억원을 수수했다.

이에 관해 이 씨는 “‘이번에 국회의원이 돼서 큰일을 해달라’며 돈을 줬고, 조 의원도 ‘잘 쓰겠다’는 취지로 답하고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어 그는 “쇼핑백을 들고 갔다가 빈 손으로 나오면 운전기사가 의심할까봐 돈을 담은 쇼핑백과 같은 쇼핑백을 하나 더 준비해 갔다”며 “조 의원에게 돈을 건넨 뒤 식당과 같은 층에 있는 와인 판매점에서 와인 두 병을 구입해 준비해 간 여분의 쇼핑백에 담아 나왔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이 씨에게 돈을 건넨 이유에 대해 묻자 이 씨는 “조 의원이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으로 근무할 당시 삼표이앤씨에 많은 도움을 줘 감사하는 마음으로 전했다”며 “국회의원 활동으로 인해 우리 회사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자금 출처에 대해 “당시 삼표이앤씨는 임직원에게 성과금 명목으로 돈을 지급한 뒤 이를 다시 돌려받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왔고 이를 통해 스스로 판단에 따라 현금 1억원을 마련했다”고 답했다.

반면 이날 조 의원 측 변호인은 “삼표이앤씨에 특혜를 제공한 적도 없고 1억원을 수수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하고 “6천만원 역시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이 씨의 증언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앞서 조 의원은 2011년 12월∼2013년 7월 철도부품납품업체인 삼표이앤씨로부터 납품 편의에 관한 청탁 명목으로 세 차례에 걸쳐 총 1억 6000만원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로 구속 기소됐다. 조 의원은 2011년 8월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직을 퇴임한 뒤 같은해 12월 시내 한 식당에서 직접 현금 1억원을 수령하고, 국회 국토해양위원 시절이던 2012년 11월과 2013년 7월 2차례에 걸쳐 지인, 운전기사 등을 통해 호텔 커피숍에서 3천만원씩 총 6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이 재판에서는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도 증인으로 채택된 바 있다. 정 회장에 대한 증인심문은 11월 7일 오전 10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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