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달여간 그룹 전체의 시총이 20%이상 감소한 현대차그룹의 2위 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전체의 시총은 전날인 5일 종가 기준으로 한 달여동안 30조원 이상 감소했다. 현대차그룹의 11개 상장사 시가총액은 114조 288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9월 18일 이후 20%가 넘는 32조 7122조원이 감소한 규모다.
이에 따라 시가 총액 규모에서 재계 순위 3위인 SK그룹에게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SK그룹의 15개 상장사 시총 규모는 93조 886억원으로 집계돼 0.83%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시총 격차가 한 달 새 54조 6749억원에서 절반인 21조 1998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현대차그룹의 시총은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한국전력 부지 매입이 발표됐던 지난 9월 18일을 기점으로 추락하고 있다. 고가 매입 논란이 일면서 외국인들이 현대차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도하기 시작했고, 여기에 신차 LF 소나타의 판매부진, 5일 미국의 연비 과장 과징금 부과,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에 따른 엔저까지 겹치면서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한전 부지 매입 발표 이후 현대차의 시총이 30% 이상 급감했고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역시 각각 16% 정도 감소하는 등 11개 상장사 모두가 두 자릿수의 주가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면 SK그룹은 정유·화학 업종 부진의 여파로 SK이노베이션과 SKC가 각각 10%와 26%의 하락률을 기록했지만 다른 업종 상장사들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이를 상쇄해 전체 시총 규모를 지켜냈다.
한편 지난 4일 현대차는 2011년 3월 29일부터 지킨 시총 2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내주고 3위로 주저 앉아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이날 현대차의 시총은 34조 1429억원으로 집계돼 SK하이닉스의 34조 5437억원에 4008억원 차이로 밀려 2011년 3월 이후 3년 반 만에 2위 자리를 내줬다.
다음 날인 5일에는 이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5일 SK하이닉스의 종가는 4만 7200원을 기록했고 시총 규모가 34조 361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날인 4일에 비해 주가가 0.53% 하락해 시총이 1820억원가량 줄었지만 현대차의 낙폭이 더 커 순위가 그대로 유지됐다. 이날 현대차는 2.58%나 하락한 15만 1천원으로 마감하며 5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했고 장중 한때 15만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현대차 주가가 14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0년 9월 10일(14만 8천원) 이후 약 4년 2개월만이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현대차의 시총은 33조 2617억원이었고, 전날4008억원이었던 시총 격차가 1조 1000억원으로 더 벌어졌다.
앞으로 SK그룹 주가가 움직이지 않더라도 현대차그룹 주가가 18.55% 이상 떨어지면 SK그룹에 시총 기준 2위를 내주게 된다. 몇 년여간 삼성-현대차로 유지돼 온 재계순위가 재편될지 주목된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