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최장수 은행장 출신인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금융당국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오는 24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다음 달 임기가 종료되는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의 후임으로 하 전 행장을 추천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 전 행장은 구 한미은행 시절부터 최근까지 14년간 은행장을 해온 최장수 CEO다.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국민·우리·신한·하나·씨티·스탠다드차타드(SC)·산업·농협·전북은행 등 시중 10개 은행장과 은행연합회 회장·부회장을 합해 총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은행연합회는 시중은행들이 출자해서 만든 협의체다. 각종 정책협의를 하는 등 금융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친다. 은행연합회장의 연봉은 기본급 5억원에 성과급을 포함하면 7억원까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영구 전 행장이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낙점된 데에는 관피아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민간 출신이라는 점과 금융당국과의 관계가 원만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 전 행장이 최종 선임되면 은행연합회 설립 이후 구 한미은행장 출신인 신동빈 전 회장 이후 11년 만에 역대 세 번째로 민간 출신 회장에 오르게 된다. 그동안 은행연합회장은 박병원 현 회장을 포함해 역대 10명의 회장 중 8명이 관료 출신이었다.
앞서 하 전 행장은 지난 10월 KB금융지주 회장직에 도전하기 위해 14년간 지켜온 씨티은행장 자리를 내려놓는 배수진까지 펼쳤지만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번에도 이종휘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등 경쟁이 치열했지만 결국 하 전 행장이 이름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임기는 오는 30일까지다. 은행연합회는 오는 24일 이사회를 열어 회장 후보를 추천한 뒤 곧이어 총회를 거쳐 차기 은행연합회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투표 방법은 단수 추천일 경우 과반수의 표를 얻어야 하고, 복수 후보가 추천되면 투표를 통해 결정되는 만큼 시중은행장들이 뜻을 모아 추천한 하 전 행장의 선임이 무리 없이 총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