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그룹이 삼성그룹과의 2조 2000억원대의 ‘빅딜’이 성사됐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방산·석유화학 업체로서의 입지를 구축했다. 하지만 그룹 간 조직문화 통합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한화그룹이 인수한 삼성테크윈,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탈레스 등에 임직원의 100% 고용 승계에 합의하면서 직원들이 다시 삼성으로 돌아가려는 것을 우려해 이직 금지 조항을 관철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삼성테크윈 직원들은 삼성 계열사로 3년간 이직이 금지됐다. 다른 3개 매각 기업도 비슷한 조건이 부과된 것으로 알려졌다. 4개 기업 임직원은 총 7500여 명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7500여명의 소속한 한순간에 바뀐다. 한화는 매입사 임직원 7300여 명의 고용을 승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인위적인 구조 조정은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한화는 편입되는 삼성 직원과의 서로 다른 기업 문화를 해소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 한화 ‘신용과 의리’ 중심…삼성 ‘관리와 성과’ 중심
두 그룹은 모두 재벌그룹이지만, 전통적 조직 문화는 확연히 다르다. 한화는 최근까지 사훈이 ‘신용과 의리’일 정도로 의리를 중요시 하는 반면, 삼성은 관리와 성과 중심의 조직 문화로 대표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인수·합병을 성공시킨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번 기업 간 조직문화 역시 성공 시키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표했다.
지난 2002년 진행됐던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인수·합병 당시 기존 대한생명 조직 문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인 결과 2조 3000억 원에 달했던 누적손실을 6년만에 전부 해소하고 정상화시켰다.
이러한 배경에는 김승연 회장의 ‘신의(信義)경영’ 철학이 있다. 한화는 지난 20여년간 김 회장의 신의 경영 철학에 따라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하거나 인수 합병 과정속에서 기존 직원들의 고용을 승계하는데 집중했다.
한화관계자는 “한화의 ‘신용과 의리’ 문화는 자연스럽게 융합될 것”이라며 “기업간 문화적 차이는 무리없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사포커스 / 유명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