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말 재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의 2조원대 ‘빅딜’에 포함된 4개 계열사 중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이 오는 5월 1일부터 한화그룹으로 공식 편입된다.
30일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본관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한화’로의 사명변경과 등기이사 선임안 등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양사는 지난해 11월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이 ‘빅딜’에 합의한 이후 5개월여 만에 한화그룹으로의 편입을 마무리짓고 각각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로 새롭게 출범한다.
한화종합화학 대표에는 홍진수 삼성종합화학 부사장과 김희철 한화 부사장이 공동대표로 내정됐고 한화토탈 대표에는 김희철 한화 부사장이 내정됐다. 한화는 이날 피인수 기업들의 주총과 이사회가 마무리된 직후 삼성물산, 삼성SDI 등 삼성측 주주사들과 주식매매 최종 계약을 맺고 1차 대금을 납입하는 것으로 5개월여간 진행했던 딜을 종료했다.
양사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서초사옥을 당분간 그대로 사용한다. 한화는 플라자호텔 주변에 있는 한화금융플라자로 사옥 이전을 검토 중이지만 공간을 마련하는데 적어도 두 달 가량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한화그룹은 이날 실사를 통해 최종 가격을 확정하고 확정 금액의 40%를 지급했다. 나머지 금액은 매매 협약 확정 후 1년 뒤 30%, 2년 뒤 30%씩 분납하는 방식으로 지급된다. 당초 한화 측은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를 1조600억원에 매입기로 했지만, 현장 실사 과정에서 소폭의 조정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57.6%의 지분은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가 각각 30%와 27.6%씩을 인수한다.
그간 노조의 거센 반대 속에 실사 작업이 난항을 겪는 등 빅딜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 왔지만, 노조 측과도 원만한 합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직원들에 대한 위로금 협상은 4천만원과 기본급 6개월치 수준으로 결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1인당 평균 6000만원 수준으로 지난해 매각된 삼성코닝정밀소재의 4천만원과 기본급 10개월치에 조금 못 미친다. 양사의 총 직원수는 1800여명으로 총 위로금 규모는 1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남은 삼성탈레스와 삼성테크윈의 직원들에게도 이 규모의 위로금을 지급하면 총 위로금 규모는 5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사측 제시안에 대해 비노조원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의 수용 방침과 달리 노조 측은 거부의 뜻을 나타냈다. 김호철 삼성토탈 노조위원장은 “전체 직원 1500여명 가운데 860명의 노조원들은 사측이 제시한 위로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위로금 소득에 대해 38%의 세금을 떼고 나면 2000~30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삼성코닝정밀소재의 수준을 최소 기준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협상과 관련해 한화는 강경 모드로 노조를 자극할 필요가 없지만 반대로 유화적인 태도를 취할 경우 추후 있을지 모를 노조와 협상에서부터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을 아끼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현재로선 해줄 수 있는 말이 없다”며 “거래를 마무리 한 뒤 검토 하겠다”고 설명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