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 항공·해운 ‘쾌재’…정유·조선 ‘울상’
국제유가 하락, 항공·해운 ‘쾌재’…정유·조선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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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할증료에 대한 소비자 부담완화로 이어져
▲ ©각사 홈페이지

최근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종별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항공·해운사업은 쾌재를 부르는 반면 정유·조선업은 울상을 짓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1일(현지시간)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배럴당 66.49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2.60달러 하락했다고 2일 밝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하루 3000만 배럴의 현행 생산 목표량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뒤 5일만에 9달러 이상 하락한 것이다.

계속되는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은 반기고 있다. 2일 현재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704.40으로 2010년(1710.41원) 평균 수준으로 내려간 상태다.

특히 수도권 일부주유소에선 휘발유 값이 리터당 1500원대에 판매하는 주유소도 지난주 27곳에서 2일 오전 기준 98곳까지 늘었다.

전국 최저가 주유소는 리터당 1585원에 판매하는 경남 사천지역 주유소 3곳이 등장했다.

◆ 항공·해운업계 실적 개선 ‘신호탄’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까지 떨어지면서 국내 소비시장과 항공, 해운업계가 큰 수혜를 보고 있다.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연료비 절감이 가능하다. 또한 유가 하락과 더불어 여객과 화물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특히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곳은 항공업계다.

항공유 가격 하락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등은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영업비용 중 유가비중은 30%에 달한다. 실제 국내항공사는 항공기와 노선 증가로 인해 연료소모량은 늘어난 데 반해 연료유류비는 오히려 줄었다.

올해 3분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연료유류비는 각각 1조489억원, 51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9%, 7.3% 감소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항공유 가격 하락으로 인한 유류비 절감 효과 등에 힘입어 작년 같은 기간(1601억원)보다 50.3% 증가한 2407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도 배럴당 유가가 1달러 하락할 경우 157억원의 유류비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10% 하락하면 순이익 100억원 정도 증가한다”며 “항공유 하락으로 연료비 절감과 유류할증료가 감소로 수요증가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국제유가 하락은 유류할증료에 대한 소비자 부담완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12월 유류할증료 단계는 지난달 보다 2단계 하락한 9단계로 나타났다. 유류할증료는 보통 2달 전 중순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거래된 항공유의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책정된다. 갤런당 150센트가 넘을 때 부과되며, 10센트 단위로 총 33단계로 나뉜다.

지난 10월 16일부터 11월 15일까지 거래된 싱가포르 국제석유시장 항공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99.3달러(갤런당 236.54센트)로 지난달 같은 기간 107.32달러(갤런당 255.52센트)보다 약 7.5% 감소했다.

12월부터 한 달간 적용되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유류할증료는 편도기준 미주노선이 112달러에서 22달러 줄어든 90달러로 변경된다. 유럽노선은 107달러에서 20달러 감소한 87달러, 동남아와 중국 노선은 각각 8달러, 6달러 감소한 34달러, 26달러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지난해 유류비는 약 4조4000억원으로, 유가가 배럴당 1달러 하락할 때마다 약 348억원의 유류비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 물류업계, 유가하락…‘신바람’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운송업계는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운송업은 매출액 대비 유류비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하준영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진해운의 매출액 대비 유류비 비중이 18%, 흥아해운이 19.1%로 추측된다.

이에 따라 국내 물류업계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엠투자증권 주익찬 연구원 역시 물류업계의 장밋빛 전망을 예견했다. 특히 컨테이너 해운업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익찬 연구원은 “컨테이너 해운업이 최대 수혜 산업인 이유는, 유가 하락과 달러-원 환율 상승(KRW 약세) 모두가 영업이익과 세전이익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 정유·조선, OPEC 감산 합의 실패로 실적 하락 우려

OPEC의 감산 합의 실패로 인해 유가하락이 앞으로 계속이어지 것으로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정유업계가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부터 계속된 유가 하락으로 재고평가 손실 영향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정유사들이 보유한 원유와 석유제품 등의 재고자산을 평가하는데 취득가보다 시장가가 더 낮으면 그만큼 자산가치가 줄어 손실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정유사들이 3분기에 매출 비중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정유 부문에서 대규모 영업손실을 입은 것도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 손실 부담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도 유가 하락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유가 하락으로 해상유전 개발을 위한 해양플랜트 발주가 더욱 위축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그간 지속적인 유가하락과 예상을 뛰어넘는 과도한 개발비용으로 이미 해양플랜트 부문의 발주는 주춤해 있거나 지연되고 있다. [시사포커스 / 유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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