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어린이집 교사들이 8일부터 휴가 투쟁에 들어간다. 보육료 현실화를 촉구하는 교사단체와 ‘볼모 파업’이라며 강경하게 맞서는 정부사이에서 학부모들의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이하 연합회) 김옥심 회장은 7일 “연합회 소속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가정어린이집 보육료 현실화 등을 요구하며 8일부터 사흘 동안 휴가를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4년간 보육료가 동결돼 적정 보육료의 70% 수준에 불과한 데 이번에도 3%인상에 그쳤다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어 김 회장은 “학부모들에게도 교사들이 불완전 고용 상태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현 상황 등의 내용을 담은 가정 통신문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이번 투쟁에는 전국 1만5천여 곳의 가정 어린이집 교사들이 집단 휴가를 내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가정어린이집은 20명 이하의 영유아를 아파트 1층 등 가정과 비슷한 환경에서 보육하는 기관이다. 현재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에는 전국 가정어린이집 2만 4000여곳 가운데 약 3분의1 정도가 소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일부 교사들이 휴가를 낼 수는 있겠지만 어린이집 운영에 차질을 빚는 수준으로 집단 휴가 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7일 현안관련 브리핑에서 최근 불거진 가정 어린이집 파업 움직임에 대해 “40만명의 아이들을 볼모로 한 파업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은 “당장 아이 맡길 곳이 없는 부모들의 혼란이 예상돼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어린이집 파업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가기 마련이다. 관계 당국은 하루빨리 연합회와 대화의 장을 마련하여 해법 찾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합회는 어떤 경우에도 국민들 특히 어린아이들을 볼모로 한 파업은 용납되지 않음을 직시하고 단순 수가 늘리기가 아닌 양질의 보육환경을 제공하는 교육자의 관점에서 바라봐 줄 것을 당부 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는 당초 8∼10일 ‘보육교사 집단 연차휴가’ 방식의 파업을 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와 연합회는 “양측이 6일 만나 논의한 끝에 집단행동은 하지 않기로 했다”며 “일부 어린이집 교사가 휴가를 갈 수는 있지만 대체교사를 투입해서라도 보육 공백은 막을 것”이라고 입장을 선회했다.
이로써 우려됐던 ‘어린이집 파업대란’은 막았지만 불안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최소 비용으로 ‘무상보육’이라는 최대 효과를 내려는 상황이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3일 정부가 예산안을 확정한 뒤 복지부 자유게시판에는 하루에도 수천 건씩 학부모들의 항의성 글이 잇따르고 있다.
8일 맞벌이 부부인 이모씨는 복지부 자유게시판에 “광주에서 아이를 가정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직장맘입니다”라면서 “부모 한명만 벌어도 가정생활하기에 충분한 급여가 지급되게 하든지 그걸 못하겠으면 육아지원이나 보육지원을 제대로 해주십시요”라고 호소했다. 임모씨는 “꼬박꼬박 세금 냈더니 우리 아이들은 찬밥이네요”라면서 “두 번 간식에 점심까지 1800원에 해결하라니 말도안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