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3위 멀티플렉스 영화관 사업자인 메가박스가 중국의 투자회사인 오리엔트스타캐피털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넘어갈 확률이 매우 높아졌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가박스 최대주주인 맥쿼리펀드는 중국계 투자사 오리엔트스타캐피털과 미디어·게임 분야 관계사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메가박스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번에 중국 컨소시엄 측이 제시한 인수가격은 지분 100% 기준으로 57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이는 메가박스의 올해 예상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인 510억원의 11배 수준이다.
오리엔트스타캐피털 컨소시엄의 인수가 확정되면 국내 영화관 체인이 처음으로 외국 자본에 넘어가게 된다. 현재 메가박스는 전국에 66개 복합상영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CGV와 롯데시네마에 이어 국내 3위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지난 1999년 메가박스 씨네플렉스로 시작한 메가박스는 이듬해 코엑스에 1호점을 열고 복합상영관 사업을 시작했다.
다만 우선매수권을 가진 2대주주 제이콘텐트리가 30일 내에 중국 컨소시엄과 동일한 가격을 제시하면 지분 100%를 확보해 메가박스의 새 주인이 될 수 있어 행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중앙일보 그룹 계열사인 제이콘텐트리는 50%를 소유한 맥쿼리펀드에 이어 지분의 46.3%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메가박스 최대주주는 맥쿼리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인 한국멀티플렉스(KMIC)로 전체 지분의 50%를 들고 있는데, 맥쿼리펀드는 2대주주 제이콘텐트리 등의 나머지 지분도 함께 매각할 수 있는 공동 매각권(tag-along)을 행사해 지분 100%를 팔 수 있다. 즉, 맥쿼리펀드는 제이콘텐트리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맥쿼리펀드의 지분50%와 더불어 나머지 지분까지도 포함해 100%를 한 번에 팔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제이콘텐트리 측은 중국 컨소시엄 측이 제시한 같은 조건으로 맥쿼리펀드 보유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어 매각 완료의 변수가 되고 있다. 제이콘텐트리가 이를 행사할 경우 지분 100%를 확보해 메가박스의 새 주인이 된다. 제이콘텐트리는 계약 내용을 전달받은 뒤 한 달 내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회신해야 하고 그 시점부터 두 달째가 되는 내년 3월 24일까지 잔금을 완납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중국 컨소시엄과 메가박스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맥쿼리펀드에 투자자로 참여한 국민연금, 행정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은 제이콘텐트리의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에 상관없이 2007년 메가박스 지분 50%를 오리온그룹으로부터 2700억원에 인수한 지 7년여 만에 투자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어떤 시나리오가 선택되더라도 제이콘텐트리는 메가박스의 새 주인이 되거나 지분 매각으로 인한 차익이 생길 것으로 기대돼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