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내 친박계 의원들이 30일 김무성 대표를 강하게 견제하고 나섰다.
새누리당내 친박계 의원들의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송년회를 겸한 오찬 모임을 갖고 결속을 다지면서 김 대표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이날 모임에는 친박계 의원 35명 가량이 참석했다.
포럼 간사를 맡고 있는 유기준 의원은 “전당대회에서의 득표율에 비해 대표가 혼자 전횡하는 듯한 모습”이라면서 “당직 인사권을 사유화하는 모습 등 갈 길이 먼 정부와 여당 앞날에 발목을 잡는 일들이 끊임없이 터져나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의원은 또 “당청 관계가 삐걱거리고 불협화음도 들린다”면서 “청와대와 당이 힘을 합쳐 경제 살리기 등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윤상현 의원은 “존재감 있는 여당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존재감 있는 여당 대표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윤 의원은 “한 배를 탄 운명공동체인 당청관계가 전례 없이 삐거덕거리고 있고, 기름을 치는 등의 노력도 약하다”며 “빨리 보완 수정하려는 지도부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최근 당 회의에서 박세일 여의도연구원장 임명 등 인사 문제로 김 대표에게 날을 세웠던 친박계 좌장 서청원 최고위원은 “당이 앞으로 더욱 소통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길 바란다”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서 최고위원은 이날 김 대표를 향해 직접적인 비난을 하지는 않았다. 서 최고위원은 “나도 대표를 해봤는데 대표를 하다보면 실수도 할 수 있고 그렇다. 그것도 여론 듣고 바로잡고 가면 되는 것”이라면서 “김 대표가 고뇌하면서 생각을 하고 내년엔 좀 더 많은 당내 소통을 하고 민주적으로 당을 운영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언제든지 나는 당의 최고 선배로서, 과거 경험을 가진 사람으로서 길을 잘못 가면 지적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잘못 가고 길을 잘못 들었으면 바로잡도록 얘기하는 게 내 도리 아니냐. 그 생각에는 변함 없고 정확하게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이계 등에서 주도하고 있는 개헌과 관련해서도 얘기가 나왔다. 대략적으로 개헌을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또한 대선에서 공약으로 채택, 국민의 심판을 받아도 늦지 않다는 요지의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수산부 장관에서 퇴임한 뒤 국회로 복귀한 이주영 의원도 참석,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 유력 주자로 꼽힌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9일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중진 의원 5명을 청와대로 초청,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갖고 향후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여론을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문화일보’ 보도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린 지난 19일 저녁 서청원·정갑윤·유기준·김태환 의원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친박계 핵심 인사 5명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이들은 청와대에서 2시간 가량 송년회를 겸한 만찬을 함께했다. 하지만 이날 자리에선 이에 대한 얘기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정갑윤 국회 부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나는 안 갔다”면서 “내가 대상이 아닌데”라고 말했다. 대통령과의 회동을 부인한 것이다. 서청원 최고위원도 “노(NO),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입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