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재보선, 누가 나오나?
4·29재보선, 누가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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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두 물러날 수 없는 한판 승부
▲ 통합진보당 해산 및 통합진보당 소속 의원들의 의원직 상실로 치러지게 되는 4.29재보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유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새누리당도 정국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뉴시스

지난해 12월 19일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 결정이 나면서 돌연 올해 ‘4·29 국회의원 재·보선’이 정국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원래 일정에 없던 예측불허의 새로운 선거이기 때문에 여·야 모두 벌써부터 임하는 태도가 남다르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따른 소속 의원직 박탈로 공석이 된 지역구에서 치러지는 4·29 재·보선은 총 세 곳에서 실시된다. 특히 4·29 재보선은 일 년 뒤에 치러지는 20대 총선 승리의 향배를 가를 중요한 척도라는 측면에서 여·야가 치열하게 맞붙을 예정이다.

◆ 의외로 판 커질 가능성 있어
4·29 재·보선이 치러질 곳은 이상규(서울 관악을)·김미희(성남 중원)·오병윤(광주 서구을) 전 의원의 지역구다. 세 지역구 모두 전반적으로 야권이 여권에 비해 우세한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야권의 강세가 두드러진 지역이기 때문에 일견 야당에서는 전부 승리를 거두어도 정국 주도권 면에서 큰 상관이 없다. 반면 여당인 새누리당인 경우는 한 곳이라도 승리를 거두는 경우 정국 주도권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새누리당에서는 벌써부터 재·보선 공천 문제를 놓고 이런저런 말이 나오고 있다. 즉 김문수·오세훈 등 이른바 당내 ‘거물급 차출설’이 제기되고 있어 그만큼 정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처럼 4·29 재·보선은 예상외로 상당히 미묘하고 복잡한 판세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먼저 야권의 경우, 강제로 해산된 통합진보당이 지역구 탈환을 위해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유리한 고지에 있는 새정치연합은 새로운 지도부를 발판으로 3곳 모두에서의 승리를 목표로 두고 있다. 하지만 자칫 1곳에서라도 패배하면 갓 출범한 지도부의 리더십 자체가 흔들릴 수 있어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물론 현재 국민 정서상 아무리 야권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라도, 통합진보당 출신 후보들이 탈환에 성공할 확률은 무척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새정치민주연합이 100퍼센트 승리한다는 보장도 없다.

정계 일각에서는 전통적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이 강세를 이루는 지역으로 꼽히는 광주 서구을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구인 서울 관악을·성남 중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입장에서 그리 만만치 않은 곳이라는 게 중론이다. 왜냐하면 이곳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야권연대를 통해 승리를 거둔 지역구이기 때문에, 사실상 야권연대 가능성이 희박한 4·29 재·보선에서는 일방적인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해서 새정치민주연합이 다른 야권 세력과 연대를 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더욱이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 후보 선출 과정에서도 계파 간 갈등 등으로 인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즉 2월 8일 전당대회에서 계파 갈등이 격화할 경우 내부적으로 공천 갈등이 전면적으로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새정치민주연합 ‘결코 만만치 않아’
현재 재·보선이 치러질 지역구 중에서 이른바 가장 ‘핫’한 곳으로 떠오르고 있는 곳은 바로 서울 관악을이다. 무엇보다 의원직이 박탈된 전 통합진보당 의원 중 이상규 전 의원이 재·보선에 가장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는 김희철 전 의원이 복병으로 떠오를 것이란 얘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김희철 전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을 앞두고 야권연대에 따른 무(無)공천 방침에 반발해 구 민주통합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바 있다. 김희철 전 의원은 선거에서 약 38%의 득표율로 당선됐던 이 전 의원과 득표율 격차가 10%포인트에 불과해 4·29 재·보선에 출마하게 되면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렇게 지난 19대 총선에서 격돌했던 인물들이 4·29 재·보선에서 재결투를 치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만큼 야권 지지층의 분열이 심화될 가능성은 커졌다. 이에 따라 서울 관악을은 야권 표의 분산이 상당히 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황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현재 재야 진보 진영이 새정치민주연합 일부 세력까지 포함한 신당 창당 움직임에 역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만큼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위기감이 만만치 않다.

또한 성남 중원도 절대 만만치 않은 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지역구는 여·야가 번갈아 당선됐을 정도로 어느 한쪽 편을 들어주지 않는 곳으로 꼽힌다. 아울러 새누리당이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을 이 지역에 ‘전략 공천’하는 상황이 도래하면, 야권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크게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비례대표 의원으로 있는 은수미 의원이 비례의원직까지 반납하면서 성남 중원에 전격적으로 ‘출격’할 채비를 하고 있어 정계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렇게 현직 비례대표 의원이 사퇴까지 하면서 지역구 선거에 도전하는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으로 꼽힌다.

원래 은수미 의원은 2016년 차기 총선을 노리고 지난해 11월 19일 성남 중원에서 사무실을 개소한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12월 19일 통합진보당이 강제해산 선고를 받고 이곳 출신인 김미희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면서 은 의원은 보다 빨리 4·29 보궐선거를 준비하게 됐다.

은수미 의원이 4월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4월 9일 전에 비례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 은 의원은 오는 2·8 전당대회 이후 새 지도부가 구성되면 사퇴 및 공천 문제 등을 두고 당 지도부와 협의해나갈 계획이다. 또한 이 지역구에서는 정의당이 정계은퇴를 선언한 유시민 전 대표를 ‘차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물론 이 소문은 지금까지는 유 의원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소문이 나오는 이유는 유시민 전 대표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출마했던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계 일각에서는 “이미 은퇴를 공식 선언한 유 전 대표가 컴백할지는 미지수”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 출마 여부 즉답 피한 김문수 위원장
또한 야당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구로 꼽히는 광주 서구을은 무엇보다 야권 내부 공천 과정이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즉 “지난 7·30 재·보궐 선거처럼 무리한 전략공천을 하게 되면 ‘분당론’ 내지 ‘호남 신당론’이 확산될 우려가 크며 이에 따라 재·보선 판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현재로서는 광주 서구을 지역위원장 자리를 따낸 조영택 전 의원이 공천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로 거론된다, 하지만 7·30 재·보선 당시 권은희 의원에게 자리를 양보했던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도 간과할 수만은 없다. 이와 더불어 광주 지역에서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이용섭 전 의원의 경우도 서구을에 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아울러 광주 서구을엔 탈당을 결심한 새정치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이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자칫 예상외의 혼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만만치 않게 있는 것이다.

한편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4·29 재·보선이 쉽지 않은 선거가 되겠지만 수도권에서는 승리를 가져가야 할 당위성이 있다. 박근혜 정부 집권 3년 차에 접어들면서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자칫 민심이반에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재·보선이 치러지는 4곳 중 1~2곳은 승리해야 재·보선에 따른 김무성 대표의 리더십과 현 정부 국정운영 평가에 대한 후폭풍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새누리당은 총선 승리를 위한 탄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입장이다. 그런데 현재 파기환송 재상고심을 기다리고 있는 안덕수(인천 서구강화을) 의원의 판결이 어떻게 나느냐에 따라 재·보선 선거판이 확대될 수 있다. 만약의 경우 수도권 3곳에서 선거가 치러지며, 이 경우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재·보궐 선거가 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12월 30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가진 출입기자단 송년 오찬에서 “4·29 재·보선 공천은 100% 지역 여론조사를 통해 1월 중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새누리당은 4·29 재·보궐 선거에 거물급 인사의 공천을 배제하기로 했다. 최근 당 일각에서 거론되는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거물급 인사들에 대한 차출설에 일단 선을 그은 것이다.

▲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김문수-오세훈 등 스타플레이어들에 대한 차출설도 나온다. 하지만, 김무성 대표는 최근 4.29재보선 공천은 100% 지역 여론조사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천명했다. ⓒ뉴시스

지난 1월 6일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김문수 위원장이나 오세훈 전 시장 등을 공천하는 것에 대해선 당 차원에서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이번 재·보궐선거는 지역에서 활동해 온 인사들 중심으로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인 1월 5일 비공개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김무성 대표는 “어째서 김문수·오세훈 이름이 나오는 것이냐”라며 최근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거물급 차출설’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 김무성 대표는 “김문수 위원장이나 오세훈 전 시장 쪽에서 연락 온 것도 없고 당에서도 접촉한 바가 전혀 없다”며 “지역에서 뛰고 있는 사람들을 배제하고 거물급 인사를 공천하면 선거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지역을 다져온 인물들로 공천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아울러 지난 1월 5일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도 4·29 재·보궐 선거 출마 가능성에 대해 "전혀 생각해본 적 없다"고 부인했다. 또한 오세훈 전 시장도 출마 가능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수 위원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보수혁신위원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4·29 재·보궐선거 출마설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언론에 보도되는데 당에서도 그런 말씀을 들은 바도 없고 전혀 검토한 것도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렇지만 김문수 위원장은 “앞으로 당에서 차출 제의가 오게 된다면 4·29 재·보선 출마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해 다소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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