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삼성-LG 세탁기 전쟁, 국익에 도움 안돼”
검찰 “삼성-LG 세탁기 전쟁, 국익에 도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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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訴 취소·LG 사과” 중재안 제시…합의 실패
▲ 검찰이 삼성전자와 LG전자 사이에서 벌어진 ‘세탁기 전쟁’과 관련해 두 회사 간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중재에 나섰다.ⓒ각사 홈페이지

검찰이 삼성전자와 LG전자 사이에서 벌어진 이른바 ‘세탁기 전쟁’ 사건과 관련해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58)을 불구속 기소하려던 방침을 일시 보류하고, 두 회사 간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중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동아일보>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이주형)는 삼성전자 측이 “지난해 9월 세계가전박람회(IFA) 기간에 독일 자투른 슈테글리츠 매장에서 조 사장이 삼성의 전시용 세탁기를 파손하고, ‘특정 업체 제품만 파손되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회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LG전자를 고소한 사건을 지난해 말부터 수사해 왔다.

검찰은 당초 조 사장을 재물손괴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하려고 했다. 하지만 검찰은 “세계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두 가전 회사의 대표들이 고작 재물손괴 사건으로 법정에 서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여론을 감안해 기소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검찰은 지난주 초 두 회사에 그동안의 수사 경과를 전달하고 ‘LG 측의 적절한 사과와 삼성 측의 수용 및 고소 취소’ 방안을 중재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굴지의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수시로 법정에 불려나와 ‘네 세탁기 문짝을 부수었냐 아니냐’로 다투는 건 심각한 국력 낭비”라며 “형사처벌보다는 양측이 적당한 선에서 합의하는 게 최선의 방안”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제안으로 삼성과 LG 측은 유감 표명 수위와 방법을 놓고 한 차례 협의했지만 합의엔 이르지 못했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지난 2일 삼성전자는 “양사 간 합의가 결렬됐으므로 (검찰의) 후속조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으나, LG전자는 “양측이 충분한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합의가 이뤄졌으면 한다”며 계속 협의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고 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작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가전전시회에서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매장에 전시된 자사 세탁기를 파손한 것과 관련해, 고의성이 있었다며 LG전자 임직원 4명을 재물손괴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이에 LG전자도 작년 12월 삼성전자 임직원을 증거물 위조 등의 혐의로 맞고소했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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