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 조성진 사장이 삼성전자의 세탁기 3대 도어 연결부를 파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가운데 판사‧검사 출신 변호사를 다수 선임해 변호인단을 꾸리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조선일보>에서 보도한 바에 따르면 조 사장 측이 구성한 변호인단의 특징은 김앤장과 광장, 태평양 등 대형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가 아닌 전관 변호사가 위주라는 점이다.
앞서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해당 사건을 형사합의29부(윤승은 부장판사)에 배당했다. 이에 24일 조 사장은 정병두 변호사를 포함 인, 공존,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등 소형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7명으로 변호인단을 꾸렸다. 각 법무법인마다 판사‧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에다 보조 변호사 1~2명으로 팀을 구성했다고 조선일보는 설명했다.
‘세탁기 전쟁’은 지난해 9월 삼성전자가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기간 중 자사의 세탁기를 파손한 혐의로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 등을 수사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삼성전자 측의 주장에 따라 LG전자 측에서는 4대의 가격을 변상했고 고의성을 부인했으나 CCTV를 추가로 확인한 삼성전자 측이 조 사장의 충격 영상을 확인했다며 고소해 갈등이 깊어졌다.
이후 검찰은 조 사장에게 조사를 위해 검찰에 출석해줄 것을 계속해서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자 결국 출국금지 명령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그해 1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 전시회 CES 2015에 참석 예정이던 조 사장은 하는 수 없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후 검찰은 “세계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두 가전 회사의 대표들이 고작 재물손괴 사건으로 법정에 서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여론을 감안해 기소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검찰의 제안으로 삼성과 LG 측은 유감 표명 수위와 방법을 놓고 한 차례 협의했지만 결국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고, 조 사장은 지난 15일 불구속 기소됐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