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대기업들이 경제활성화와 중소 협력회사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잇따라 자금 집행을 앞당기고 있다.
5일 한화그룹은 “설 명절을 앞두고 경기활성화에 도움이 되고자 중소 협력회사에 대한 대금 조기 지급 등 총 143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집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중 ㈜한화 방산부문 및 기계부문, 한화케미칼, 한화첨단소재, 한화건설, 한화S&C 등의 제조 및 건설분야 계열사들은 중소 협력업체에 지급할 대금 약 1170억원을 설 연휴가 시작되기 이전에 조기 지급한다.
이날 롯데그룹 역시 중소 파트너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상품대금 4000억원을 설 연휴 전에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롯데백화점(3000억원)과 롯데마트(500억원), 롯데슈퍼(100억원), 롯데홈쇼핑(300억원), 코리아세븐(60억원) 등 5개 계열사의 파트너사 1100여 곳이 자금 부담을 덜게 됐다.
같은 날 포스코 역시 구정 연휴 전 일주일간 외주파트너사와 자재 공급사, 공사 참여기업 등 거래기업의 자금 유동성을 지원하는 지급기준을 마련해 적용한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두 차례만 대금을 결제하던 일반 및 자재 공급사, 공사 참여기업에는 오는 11일부터 17일까지 매일 대금을 지급한다. 또한 월 단위로 정산하던 외주파트너사의 2월 협력작업비 및 용역비도 오는 10일까지의 실적을 기준으로 13일 일괄 지급해 거래기업의 원활한 자금집행을 도울 계획이다.
또한 최근 삼성그룹은 계열사인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17개 계열사와 함께 협력회사에 물품 대금 7800억원을 조기 지급할 계획을 밝혔고, 현대차그룹은 협력사에 지급할 납품대금 1조2300억원을 설 연휴 전에 집행할 예정이다. 혜택을 받을 협력사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4곳의 계열사다. 현대차는 이들 계열사에 부품, 원자재, 소모품 등을 납품하는 2000여개 협력사에 예정 지급일보다 최대 일주일 가량 앞당겨 대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LG그룹 역시 계열사인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등 9개 주요 계열사가 총 1조1000억원 가량의 대금을 조기 집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평소 중소협력업체들에게 자금을 10일 가량 빨리 집행하고 있다. 이 기간동안 규모는 4000억원 이상이다. 삼성‧현대차‧LG그룹 등의 올해 설 자금 조기 집행 규모는 3조6000억원 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설 자금 훈풍은 유통업계에도 불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역시 매달 23일 결제하던 상품 대금을 이번 달의 경우 1주일 이른 17일에 조기 지급한다. 현대백화점(500억원), 현대홈쇼핑(450억원)을 비롯해 한섬, 리바트 등 전체 그룹으로 따지면 설 연휴 전 6300여개 중소 협력업체에 1500억원에 이르는 대금이 건네질 예정이다.
홈플러스도 대기업을 제외한 4600여개 중소 협력사가 약 2620억원의 대금을 설 전에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이달 대금 지급일은 업체별로 5∼25일이지만 최대 10일 이상 앞당겨 지난달 26일부터 지급해 오는 16일까지 모든 대금 결제를 마칠 계획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상여금, 임금, 원자재 대금 등 자금 소요가 많은 설 명절을 앞두고 있는 파트너사들이 조금 더 여유 있는 자금 운용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고, 한화그룹 관계자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침체된 경기 활성화에 조금이나마 기여함으로써 서민들이 좀 더 밝은 기분으로 설 명절을 맞이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와 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자금 수요가 가장 많은 설 명절을 맞아 협력사들의 납품 대금을 앞당겨 지급하기로 결정했다”며, “이 자금이 2, 3차 협력사들에도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해 협력사 임직원들이 따뜻한 설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