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30대 그룹이 올해 지불해야 할 2014 회계연도 분 법인세 비용이 지난해보다 15%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30위권밖에 있는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의 경우도 지난해 전박적으로 부진한 기업실적을 보인 것을 감안할 때 법인세 감소에 따른 세수 부족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재벌닷컴 등에 따르면 공기업‧금융회사를 제외한 국내 주요 30대 기업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2014회계연도 법인세 비용은 15조2577억원으로 추정된다. 2013회계년도(18조43억원)와 비교해 15.4%(2조7천855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법인세는 작년 실적 등을 기준으로 올해 책정되는 세금이다. 30대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1092조6112억원으로 전년보다 1.0%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0조4천404억원에서 65조5천909억원으로 18.5% 줄었다. 순이익도 60조7천714억원에서 49조4537억원으로 18.6% 감소했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영업이익과 순이익뿐만 아니라 이례적으로 매출까지 감소했다. 그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돼 세전이익이 급감하면서 법인세가 감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30대 기업의 세전이익은 2013년 78조6081억원에서 지난해 64조791억원으로 18.5% 감소했다. 지난해 국세수입실적은 205조4천억원 수준으로 세입예산 216조5000억원보다 11조1000억원이 부족할 것으로 잠정 추산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지불해야 할 법인세 비용이 4조4806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43.2%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30개 그룹 중 감소 규모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차는 2조7032억원에서 14.8%(4014억원) 감소한 수준인 2조3018억원을 법인세로 지불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기아차 또한 1조115억원에서 18.7%(1888억원) 줄어든 수준인 8227억원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예측됐다.
SK이노베이션의 법인세도 3604억원에서 496억원으로 86.2% 급감할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77.3%, 효성의 64.2% 수준으로 법인세가 감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외 삼성물산과 LG디스플레이, LG화학, 현대글로비스, 이마트 등도 법인세가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S-Oil, KT, SK네트웍스, 두산, 두산중공업 등은 세전이익 적자전환 등의 이유로 법인세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전망에 따라 2012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거둬들인 세수가 3년간 예산에 미치지 못했던 것에 이어, 올해 역시 세수결손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