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타이어의 전라남도 곡성 공장 공장에서 근로자가 분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노사가 긴장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밤 전라남도 곡성군에 위치한 금호타이어 곡성공장 본관동 입구 앞에서 근로자 김모(45) 씨가 분신한 채 발견됐다. 119가 출동했을 당시에는 이미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고 숨진 상태였다. 김 씨는 80여명에 달하는 금호타이어 곡성공장 1노조 대의원 중 한 명으로, 사측의 직무 도급화에 반대하는 저지 투쟁에 참석한 후 옥상에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차량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제가 죽는다 해서 노동 세상이 바뀌진 않겠지만 우리 금호타이어만은 바뀌길 하는 바람”이라며 “노동자 세상이 와서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그날까지, 저 세상에서 저도 노력하겠다. 금타 노동자 파이팅”이라고 적혀 있었다.
금호타이어 노조 측은 정황 및 유서 내용과 더불어 유서와 함께 남겨진 도급화 반대 서명지 등을 들어 김 씨가 노사의 도급화 문제 갈등으로 인해 분신 자살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직무 도급화는 2010년 회사가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생산공장 중 597개의 직무를 하청회사에 넘겨 생산·운영비를 절감하는 방안을 가리킨다. 현재까지 521개 직무에 대한 도급화가 진행된 상태며 남은 76개 중 올해 48개 직무가 도급회사에 넘어갈 예정이다. 이번에 숨진 김 씨의 업무도 도급화 대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는 워크아웃을 졸업한 후 워크아웃이 종료된 만큼 도급화를 중지할 것을 요청했으나 사측은 진행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갈등이 확산돼 왔다.
다만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도급화가 되더라도 해당 업무를 맡고 있던 직원이 협력업체 비정규직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을 유지한 채 새 업무를 맡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 측은 이날 회의를 통해 입장을 정리한 후 향후 대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