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간의 설 연휴를 보낸 정치권은 흉흉한 지역 민심을 직접 체감하고 일상으로 복귀했다. 특히, 야당은 정부여당을 향한 민심의 거센 성토를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 오후 국회에서 설 민심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원들 각자가 겪은 설 민심을 전했다.
◆“설 민심, 늘 좋지는 않았지만 이번에는 특히 심해”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역의 민심, 특히 서민의 살림살이는 매우 팍팍했다”며 “지역구의 오일장과 재래시장을 돌며 확연하게 느낀 것은 작년과 올해는 너무 큰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재래시장은 물론이고 상설시장까지 작년에는 시장들이 조금은 북적였지만 이번엔 굉장히 썰렁했다”며 “정치를 하는 모두의 책임이기는 하지만 정부, 특히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들어서서 1년 만에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지고 희망마저 갖지 못하는 것, 다른 그 어떤 때보다 뼈저리게 느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당이라고 무조건 비판만 하는 당은 아니다. 대안을 제시하고 비난을 위한 비난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원내를 이끌어왔지만 이번에 귀향해서 지역민들,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목격한 결과는 박근혜 정부 2년의 경제정책은 완전히 실패”라며 “특히 서민들을 위한 정책은 완전히 실패다. 연말정산, 담배값 인상 하려다 실패했지만 주민세·자동차세 등 서민들을 쥐어짜는 이런 세금들을 피부로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야당 스스로에 대해서도 “이번 설 대목 경제가 살아나지 못했다. 이점에 대해서 야당도 정부나 여당을 철저히 견제하고 비판하지 못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담배값과 관련해서 막아내지 못 했다는 비판을 들었고, 저가담배와 관련해서도 많은 비판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우 원내대표는 “정부는 담배값을 인상하며 목표로 국민 건강을 내세웠는데 스스로 뒤엎었다. 여당 원내대표가 저가담배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며 “저희 당도 모 최고위원이 법안을 냈지만 당에서 검토한 바는 아니다. 그 문제는 앞으로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완구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가 왜 막지 못했느냐, 원내대표단이 도와준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면서도 “청문회를 본 분들은 대개 이해했다. 국민의 입장에서 세게 비판하고 의혹을 들춰낸 데 대해서 야당의 역할을 어느 정도 했다고 인정해주었다”고 평가를 전했다.
덧붙여 “표결에 참여한 것도 대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일부는 끝까지 막아야 했다는 비판도 있었다”면서 “‘앞으로 청문회에서도 드러난 의혹들이 있으면 임명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강구하라. 특히 장관 청문회는 의혹을 아무리 들춰내도 대통령이 임명하면 그만인데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들도 많이 제기해주었다”고 말했다.
또, “이번에 친위대 정권이 아닌가 할 정도로 친박 인사들을 장관 후보자로 내정한데 대해서 많은 비판들이 있었다”면서 “아직도 대통령이 용병술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많았고, 왜 즉각 비서실장을 교체하지 않느냐는 비난이 우리 지역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느꼈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결론적으로 이번 설 민심은 설 대목이 전혀 없었고, 박근혜 정부 2년간 한일 무엇이고 약속은 제대로 지켰나 서민의 살림살이 가계는 전혀 나아지지 못했다는 데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있었다”면서 “늘 설 민심이 좋지는 않았지만 이번에는 특히 심했다. 대통령의 불통과 소통에 능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야당이 제대로 비판하라는 주문은 어느 때보다 높았고, 다만 야당에 대해서 격려 겸 질책은 ‘지금 지지율이 높다고 절대 자만하지 말라. 너희가 잘해서가 아니라 대통령이 워낙 못하고 여당이 대통령에게 끌려 다녀 반사적으로 이익을 보는 것 아니냐’하는 점도 뼈아프게 듣고 왔다”고 덧붙여 전했다.
◆저가담배? “노인들, 해로운 담배 피고 빨리 죽으라는 것이냐 항의”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설 민심을 한마디로 말하면 가계는 더욱 어려워졌고 박근혜 정부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졌고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기대가 막 생기기 시작했다”며 “자영업자들이 장사가 안 되고 직장인들은 작년과 동일한 연봉인데도 작년에는 30만원씩 환급받았는데 올해는 30만원씩 물어내야 하는데 대한 하소연이 많았다”고 설 민심을 전했다.
강 의장은 그러면서 “서민으로 전락한 중산층의 소득은 줄고 세금만 늘었다는 불만의 소리가 전국방방곡곡을 횡횡했다”며 “주부들은 정부여당의 복지구조조정에 대해 아이들의 보육과 급식혜택이 주는 것 아니냐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는 어려워지고 서민들은 봉이냐는 것이었다”면서 “이완구 총리 인사문제를 계기로 이런 인재풀로 국가경제를 맡길 수 있느냐 걱정하며 IMF를 초래한 사람들이 4대강과 자원외교로 국가재정까지 멍들게 하고 그런 국가재정 낭비사례, 4대강과 자원외교에 대해 분명하게 책임을 물어달라는 국민적 요구가 많았다”고 전했다.
강 의장은 “이런 박근혜정부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만큼 우리에 대한 기대가 생기기 시작했다”면서 “우리당은 가계소득를 늘려 민생경제를 살피겠다. 가게소득을 늘리고 민생경제를 살피겠다는 구체적 방안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흉흉한 민심이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말이 절감되는 설 민심이었다”면서 “국민들의 삶이 팍팍한 것은 도시와 농촌이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규백 부대표는 “지난 설 연휴에 동대문 전통시장을 돌며 느낀 민심은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 대한 실망과 우리당에 대한 기대였다”며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담배값 인상, 13월의 세금폭탄, 14월의 건강보험료폭탄을 포함한 서민증세로 서민들의 지갑을 어느 명절보다 더 얇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제가 찾은 전통시장에서는 설 대목이라는 말조차 꺼내기 힘들고 어려웠다”며 “그에 반해서 국민들은 지난 10월 세월호 협상에서부터 2월 총리 인준안 표결까지 참여한 우리당의 변화된 모습에 조그만 희망을 걸고 있었다”고 전했다.
연휴 직전 발표된 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새누리당과 정당 지지율이 근접한 차이로 좁혀진 것과 관련해서는 “국민들께서 한 목소리로 경제 살리는 말과 함께 더욱 낮고 겸손한 자세로 민생제일의 정당으로 거듭 태어나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남윤인순 의원 역시 연말정산과 담뱃값 인상에 대한 민심을 두고 “불만이 폭발 직전이었다”고 전했다.
남윤인순 의원은 “특히, 경로당 어르신들은 담배값을 80%나 올려 월 담배값이 7만5천에서 13만 5천원을 부담하게된 것은 가혹한 서민증세이고 20만원도 안 되는 기초연금을 받아도 담배세로 모두 빼앗아간다는 불만을 토로했다”며 “새누리당이 저가담배 공급을 검토하겠다는 것은 담배값 인상이 건강 증진보다 증세 목적임을 인정한 것이고 노인들은 해로운 담배를 피고 빨리 죽으라는 것이냐는 항의의 목소리도 높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