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이 9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4.29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 무소속 출마하겠다는 뜻을 공식 선언했다.
천정배 전 장관은 9일 오전 광주서부농수산물 도매시장 청과물동에서 4.29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무기력에 빠진 호남정치를 부활시키고, 희망을 잃어버린 야권을 재구성해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천 전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박근혜 정권의 독주와 실정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를 막지 못하는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서도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천 전 장관은 “이명박 박근혜 두 정권은 한마디로 우리 국민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다”며 “그런데 이를 막아야 할 야당은 어디에 있는가? 국민들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야 할 야당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날 세워 비판했다.
천 전 장관은 거듭 “고통 받는 중산층과 서민을 위해 어떤 대안을 내놓았는가? 민주주의의 후퇴를 막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싸우고 있느냐”며 “자신들의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해 국민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야당의 독점적 지위에 만족해 만년 야당의 지위에 안주하고 있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또 박근혜 정권의 호남 소외를 지적하면서 “그러나 야당 안에서조차 호남 차별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좀체 듣기 어렵다. 호남을 대변하는 것을 지역주의로 매도하면서도 선거 때는 표를 달라고 한다”며 “그들은 기득권에 안주한 채 호남불가론이라는 패배주의에 굴복했다. 그들 자신이 호남의 변화를 가로막는 기득권 세력이 되고 만 것”이라고 비판했다.
천 전 장관은 이에, “이대로는 안 된다. 이대로 정권교체는 없다”면서 “만년 야당에 만족하는 새정치민주연합으로는 새로운 대한민국,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없다. 바꿔야 한다. 새판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전 장관은 “저 천정배가 바꾸겠다. 저 천정배가 반드시 승리해 가장 먼저 호남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독점구조를 깨뜨리겠다”면서 “기득권에 안주해 무기력해진 호남정치를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천 전 장관은 특히, “올바른 야당, 유능한 야당, 승리하는 야당을 바라는 모든 사람들과 힘을 합해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겠다”면서 “기성 정당의 안팎에서 확고한 개혁의 방향에 동의하는, 온건하고 합리적인 진보세력과 양심적 인사들을 망라해 광범위한 세력을 규합하겠다. 건전한 진보세력과도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천 전 장관은 “합리적이고 온건하며 개방적인 개혁진보세력이 광범위하게 하나로 뭉쳐야 한국정치를 변화시킬 수 있다”며 “특히 호남에서 제2의 DJ들을 키우겠다. 그 힘을 바탕으로 2016년 총선에서 승리하고, 2017년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무소속 출마로 야권분열을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서는 “야권 승리를 열망하는 순수한 지지자들의 충정은 이해하며 충분히 유념하겠다”며 “그러나 새판짜기를 오로지 자신들의 기득권에 대한 위협으로만 여기는 기득권자들의 불순한 비판에는 조금도 귀를 기울일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천 전 장관은 거듭 “새로운 판을 짜야 야권이 강해진다”며 “새 판을 짜면 우리가 잃을 것은 야당을 농단해온 소수 세력의 기득권이며, 우리가 얻을 것은 몇 배나 강해질 야권의 힘이다. 저 천정배가 반드시 승리해 새판을 짜고, 정권을 다시 찾아오는 밀알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언젠가부터 당은 비전을 상실하고 소수 기득권 세력에 휘둘리는 정당으로 전락했다”며 “정권교체에 실패해도 반성과 쇄신은 없고 책임도지지 않는다. 그 중심에는 계파 패거리 기득권 정치가 있다”고 꼬집었다.
천 전 장관은 “선거는 져도 계파는 살아남는다. 반성도 책임도 쇄신도 없이 계파 패권주의 정치만 영원한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며 “2011년 당개혁특위 위원장을 맡아 개혁안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당권을 차지한 패권세력은 기대를 저버리고 저의 개혁안을 내팽개쳤다”고 분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야당 후보와 그 주변의 패권세력은 패쇄적 자세에서 벗어나지 못해 국민들의 고통을 5년 연장시키는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질렀다”며 “그렇지만 야당에는 아무런 반성과 성찰도 없었다. 당을 살릴 골든타임 2년을 허비했고, 계파 패권주의와 패거리 기득권만 더욱 기승을 부렸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천 전 장관은 “그래도 참고, 마지막 순간까지 저의 정치적 고향이자 저의 첫사랑인 민주당이 바로 서기를 기대했다”며 “그러나 지난 비대위와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당의 변화를 바라는 저의 마지막 기대는 다시 한 번 배신당했다. 저 뿐 아니라 당의 변화를 바라는 무수한 당원 동지들의 기대도 배신당했다”고 말했다.
천 전 장관은 “이제 저는 당에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이대로는 안 된다. 저도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될 시점”이라며 새정치민주연합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