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국들의 잇따른 AIIB 참여, 우리도?
유럽 주요국들의 잇따른 AIIB 참여, 우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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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차관보 “한국 측으로부터 종합적 고려해 결정 내리겠다는 답 받았다”
▲ 중국이 미국과 일본 주도의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서방 주요국가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참여 결정을 내리지 못해온 우리정부로서는 고민이 더욱 커져가고 있다. ⓒ청와대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유럽 주요국들의 참여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미 우리 정부에도 AIIB 참여를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는 미국과의 관계를 우려해 쉽사리 참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AIIB 참여 여부를 놓고 미국과의 관계가 신경 쓰이는 이유는 AIIB 자체가 미국과 일본 주도의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성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의 참여가 이어지면서 우리 정부도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참여 쪽으로 가닥이 기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내 일각에서조차 AIIB 참여 주장이 나오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G7 주요국들의 잇따른 참여
현지시간으로 16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가 AIIB에 참여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이미 지난주 참여를 결정했던 바 있다. AIIB 참여를 막기 위해 노력해온 미국의 노력은 ‘동맹보다 실리’에 무너지게 됐고,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도 큰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G7에 포함된 서방의 주요 국가들이 이처럼 AIIB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이에 뒤따라 참여국 국가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호주도 최근 AIIB 참여 여부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외신들은 우리 정부 또한 참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미국 내 일각에서조차 AIIB 참여 주장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 정책연구기관 미국외교협회(CFR)의 엘리자베스 이코노미 선임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국의 AIIB 참여와 관련해 “지배구조 문제의 해결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 내부 비판자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긍정적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미국이 이 시점에 체면을 유지하며 가입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아시아 지역 개발에서 AIIB가 발휘할 자금 제공력을 인정하는 한편 한국과 일본, 호주 등과 가맹을 위한 공동 원칙을 빨리 수립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미국이 AIIB 가입 문제와 관련해 이전처럼 다른 나라들을 계속 압박하거나 혹은 아예 이 문제에서 손을 떼는 방안이 있지만, 전자는 미국이 이길 수 없는 길을 가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프레드 버그스텐 명예소장은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에서 “밖에서 투덜대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 생각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이밖에 유력 경제전문지 포브스도 AIIB와 관련해 “의심의 여지없이 중국의 국익에 기여할 것이지만, 다자 협의체가 그런 효과를 약화시키고 다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고 참여에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처럼 AIIB 참여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조선일보>에 따르면, 방한 중인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는 16일 외교부 청사에서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와 업무 협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국이 AIIB의 창설 멤버가 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표명했다”며 “한국 측으로부터 AIIB 가입에 따른 경제적 실익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을 내리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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