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자회동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회동에서 문재인 대표가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실패라고 규정한 것과 관련해 여권은 새정치민주연합 근거없는 위기론을 폈다고 반박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경제 현실에 대한 진단과 처방에서 여전히 입장차가 크고, 박 대통령의 현실 인식이 안이했다며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청와대도 ‘박근혜 정부의 정책 성과’라는 자료를 통해 현 상황이 “총체적 위기”라는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의 회동발언을 다시 반박하며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靑, 문재인의 ‘경제실패론’ 정면 반박
지난 17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는 청와대에서 3자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박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해 전반적으로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18일 현 정부의 경제정책 성과와 관련해 “지속적인 경제활성화 노력으로 우리 경제는 개선되고 있다”며 “근거 없는 위기론은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위축시켜 경제활성화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문 대표는 정부의 경제정책을 “실패” “총체적 위기” “공약 파기” 등으로 규정할뿐만 아니라 최경환 부총리의 경질까지 요구한 것에 대해 반박함으로써 미묘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전날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회동 이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표의 지적에 대해 박 대통령의 회동 비공개 부분 발언을 소개하면서 “사실과 다르다”고 밝히며 반박 예고를 하기도 했다.
이날 ‘박근혜 정부의 정책성과’라는 제목의 보도참고자료에 따르면, “일자리 중심의 소득주도 성장정책이 옳은 방향이며 ‘고용률 제고→소비·투자 확대→가계소득증대·일자리 창출’의 선순환 구조 구축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청와대는 특히 경제 지표의 구체적인 수치까지 거론하며 정부의 경제정책에 따른 개선 효과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지난 2013년 3.0%였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3.3%로 2년 연속 오른 점을 비롯해 고용이 지난해 53만3,00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하고 최근 4개월 연속 증가한 점 ▲1∼2월 주택거래량이 2006년 이후 최고이거나 코스닥시장이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 ▲국제신용평가사 S&P가 지난해 9월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는 점 등이 경기회복의 긍정적 조짐으로 제시한 근거로 들었다.
청와대는 이어 “정부는 경기 회복세를 더욱 공고히 하고 성장의 과실이 국민 개개인에게 돌아가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가 개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역대 최고수준의 경제민주화 입법 추진, 고령·가난·질병·학자금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 복지 증진, 기본 정책방향인 일자리 중심의 소득증대 성장정책 지속 추진, 대기업·고소득층 과세강화 지속 추진, 공공임대주택 역대 최대 규모인 12만호 공급 예정 등 국민 주거안정 기여,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 완화와 부채의 질적 구조 개선 총력 등 정부 경제정책의 성과와 현황 및 방침, 향후 계획 등을 설명했다.
◆與野, 시각차 극명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현 정부를 향해 ‘경제실패론’을 집중 거론한 것에 대해 여야 지도부는 경제 현실에 대한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4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당분간 여야의 공방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와대의 보도자료를 통한 반박 입장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모처럼 괜찮았던 소통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일”이라고 맞대응했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제53차 정책의원총회 모두발언을 통해 “청와대가 우리 경제와 민생의 어려운 현실을 너무나 모르는 것 같다”며 “국민들이 흘리고 있는 눈물을 외면하면서 수치만 늘어놓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 것을 보면 참 답답하다는 생각도 든다. 아마 수치로 말하지 않으면 우리 야당은 우리 경제가 절망적인 상태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를 한보따리 내놓을 수 있다”며 “그런 청와대에 답답한 행태를 보면서 정말 우리당이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문 대표는 “청와대의 무능과 실태를 우리 당이 유능한 경제정당이 되어서 메워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당장 4월 국회에서 우리 당이 국민들의 지갑을 지키고 지갑을 두툼하게 해주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표는 이번 4월 재보선 의미를 국민의 지갑을 지키는 선거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그는 “이번 4월 재보선에서 기필코 이겨서 정부의 경제무능과 실패를 심판하고 우리당이 유능한 경제정당으로서 국민의 지갑을 지켜주고 두툼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희망을 국민들께 드려야겠다”고 약속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청와대의 경제에 대한 현실인식의 ‘청맹관’이라 해서 눈을 뜨고 있지만 감고 있는 것”이라면서 “소통을 위한 자리였다고 하지만 당대표가 국민의 절박한 목소리를 냈지만 그로부터 하루가 지나서 반박 성명을 내는 것이 과연 국민의 소리, 특히 야당의 목소리를 들을 자세가 되어있는 것인지 최소한의 며칠만이라도 심사숙고하여 야당의 목소리가 어떤 의미였는지 고민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우 원내대표는 또 “지금 전셋값이 올라 소위 미친 전셋값이라고 해서 대란지경에 이르고 있다”며 “전셋값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산적한 경제현실에 대해 안일한 인식이 걱정이다. 특히 참모들이 대통령께 무슨 이야기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경제대란이 임박했는데도 ‘아무 문제가 없다’,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다’, ‘성장률이 오르고, 2년간 경제가 성장했다’고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경제성장률은 역대 최저”이라면서 “여러 가지 통계상으로도 유리한 것만 발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문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경제가 호전되고 있는 상황에 ‘총체적 위기고 실패’라고 말한 것은 국민과 경제주체들로 하여금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발언”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김 대표는 또 “당과 정부가 그간 지속적인 경제활성화 노력을 통해서 우리 경제는 개선되고 있다”며 “2년 연속 경제성장률이 상승하고, 작년 고용도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거래량은 2006년 이후, 그리고 코스닥시장은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외국의 신용평가사는 우리의 신용등급을 상향하는 등 우리 경제는 지속적으로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박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아울러 김 대표는 “무엇보다 지금은 정치권이 힘을 합쳐서 경제 불씨를 살려 국민들의 행복한 삶을 함께 만들어가기 위한 경제활성화법안 처리 등 입법 활동에 매진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시사포커스 /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