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은 23일 싱가포르의 국부로 불리는 리콴유 전 총리 서거에 대해 애도 성명을 냈다. 박 대통령이 외국 정상급 지도자의 타계에 성명을 낸 것은 지난 2013년 12월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 서거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박 대통령은 이날 ‘리 전 총리 서거에 즈음한 성명’에서 “고인은 수차례의 방한으로 한국과도 각별한 인연을 쌓았으며 한·싱가포르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귀중한 지혜를 주신 우리 국민의 친구였다”며 “애통함을 금치 못하며, 리셴룽 총리를 비롯한 유가족과 싱가포르 국민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고인은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로서 31년간 싱가포르를 이끌면서 탁월한 리더십과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으로 싱가포르를 세계 속의 금융, 물류 허브이자 선진국으로 도약시켰다”며 “싱가포르를 세계 속의 일류국가로 변모시키기 위해 헌신해오신 고인의 업적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여러 국가들로부터 존경을 받아왔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싱가포르 국민에게는 추앙받는 지도자이시며, 세계 지도자들에게는 큰 귀감이 되신 리 전 총리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했다.
한편, 싱가포르의 국부(國父)로 추앙받는 리 전 총리는 싱가포르를 31년 간 통치해 세계적 무역·금융센터의 하나로 발전시켰다. 리 전 총리는 이날 새벽 3시18분(현지시간)께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리 전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과도 대를 이어 각별한 인연을 맺어오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1979년 박 전 대통령과 리 전 총리가 정상회담을 할 당시 작고한 모친 육영수 여사를 대신해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고, 만찬에선 통역을 담당했다.
박 대통령은 또 한나라당 대표를 맡던 2006년 5월 한국을 방문한 리 전 총리를 면담하기도 했다. 리 전 총리는 당시 “2007년 대선에서 잘 되기를 바란다”는 덕담도 건네기도 했으며 리 전 총리 부인은 면담 직후 박 대통령을 만나 “선거유세를 다니면 목이 많이 아플 것”이라면서 싱가포르산 목캔디를 선물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2008년 7월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에도 리 전 총리를 만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은 리 전 총리 아들인 리셴룽 현 총리와도 닮은 꼴 정치인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두 사람 모두 양국 근대화의 기틀을 닦은 부친을 둔 2세 정치인일뿐만 아니라 1952년생 동갑으로 전자공학을 전공한 이공계 출신 정치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