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마크72, 8년간 순이익 3000억원…어디로 갔나?
랜드마크72, 8년간 순이익 3000억원…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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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넛 비나, 부풀리기·헐값계약 통해 부당이익 취득
▲ 베트남 하노이 소재 랜드마크 72를 두고 경남기업의 비자금 창구로 이용된것 아니냐는 의혹이 짙다.ⓒ뉴시스

베트남 하노이 소재의 ‘랜드마크 72’ 빌딩을 두고 경남기업의 경영난을 초래한 주범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실제 랜드마크 72 시행사인 경남비나는 8년간 3000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매년 흑자를 내고 있었던 사업임에도 최종적으로 모기업 감사보고서에서는 적자라는 결과가 도출되고 있어, 경남기업이 랜드마크 72가 비자금 창구로 이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짙다.

특히 경남기업 고 성완종 회장의 부인 동모씨가 소유한 체스넛비나의 경우 경남기업 및 관계사들의 연결감사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2012년부터 3년 동안 랜드마크 72 시행사인 경남비나로부터 100억여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모회사가 자회사를 비자금 조성에 이용하는 전형적인 방법이 동원됐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동모씨 소유의 체스넛비나는 2010년 설립됐으며, 랜드마크72 완공 후에는 빌딩의 시설관리와 자재납품, 전산용역 등을 도맡았다.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체스넛 비나는 랜드마크 72빌딩을 관리하면서 시행사인 경남비나로부터 시설관리 수수료와 주차장 용력료를 원가의 배가 넘는 수준으로 지급받았고, 자재 납품시에도 원가를 부풀렸다. 그러면서 랜드마크 72 내에 있는 상가를 거의 무상 수준으로 임대받은 점도 확인됐다.

금액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체스넛 비나는 시설 관리 수수료로 추정 원가의 배 수준으로 책정된 432만 달러(한화 46억8400만원)를 1년 몫으로 받았다. 주차장 용역료의 경우 추정 원가는 3만6000달러 수준이었으나 실제 배 이상인 8만4000달러(한화 9100만원)를 연간 지급받았다. 자재 납품 부분에서도 추정원가는 65만2680달러 임에도 불구하고 93만2400달러(한화 10억1100만원)를 청구했다.

이외에도 체스넛 비나가 랜드마크 72의 적정 월세인 ㎡당 15달러를 정상적으로 지불하지 않고, 상가 7곳을 0.1달러∼2.46달러 수준에 임대받아 연간 47만달러의 차익을 남겼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상가 임대 계약 기간이 45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실제 임대 계약에 따른 이익은 무려 2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같은 ‘부풀리기’와 ‘헐값 계약’ 수법으로 체스넛 비나는 연간 533만6400 달러(한화 57억8600만원)의 이득을 챙겼다. 회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중 300만달러 정도가 비자금 명목으로 축적됐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랜드마크 72사업의 자금흐름은 경남비나-경남인베스트먼트-경남기업 순으로 이어진다. 시행사인 경남비나의 지분 100%를 경남인베스트가 가지고, 또 이 회사 지분 100%를 경남기업이 소유한 형태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07~2014년 까지 경남비나가 8년간 낸 순이익이 무려 3439억원이다. 2007년과 2014년 각각 21억원과 220억원의 순손실을 내기는 했지만, 두 해를 제외하고는 모두 이익이 나왔다. 경남기업의 자금난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랜드마크 72 내 아파트 분양이 완료됐던 2011년도에는 재무제표에 적시된 경남비나의 순이익이 3000억원을 넘어섰음에도, 경남인베스트먼트의 지분법평가손익은 오히려 353억원의 손실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경남비나의 이모 법인장은 “4000억원이 넘는 아파트 분양대금 등 이익은 본사로 송금하지 않고 현지에서 바로 재투자해 나머지 빌딩을 짓는 데 들어갔다”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자도 현지(경남비나)에서 상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동씨는 아파트 2개동 992가구를 완판한 랜드마크72의 아파트 내 12가구를 분양가의 3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으로 현지인 명의를 통해 사들인 의혹도 받고 있다. 분양 당시 30평 아파트 기준 분양가가 평당 1000만원씩 3억원 정도였다. 그러나 동씨는 차명으로 12가구를 1억원 내외로 분양받았다는 것이다.

랜드마크72는 72층짜리 타워 동과 48층짜리 아파트 2개 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약 10억5000만 달러(한화 1조2천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2007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2011∼2012년에 걸쳐 완공했다. 아파트 2개동 922가구는 100% 분양됐지만 백화점과 호텔, 레지던스, 오피스 등의 시설이 있는 타워 동은 입주 또는 매각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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