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의 키를 쥐고 있는 금호산업 인수전이 5주간의 예비 실사 기간을 거치고 28일 본입찰을 하루 남겨 둔 가운데 사실상 호반건설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2파전 양상이 점쳐지고 있다.
27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인수전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호반건설, MBK 파트너스, IMM PE, 자베즈파트너스,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등 5곳의 후보는 5주간의 예비실사를 마치고 오는 28일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 이번에 매각되는 지분은 금호산업 워크아웃 과정에서 출자전환 등을 통해 보유하게 된 57.5%(약 1955만주)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28일 본입찰 제안서 접수를 마감하고 제안서를 평가해 채권단 협의회에 보고하고 2~3일 내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되면 확인 실사를 거쳐 6월 중이면 최종 계약이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은 2014년 시공능력평가에서 20위에 오른 중견 건설업체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최대 주주라는 점에서 사실상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위치에 있어 실제 가치보다 훨씬 많은 인수금액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금호산업 인수가로 8천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대까지도 예상하고 있다.
막중한 위치에 올라 있는 위치 때문에 수많은 대기업들이 먹잇감으로 노릴 것이라고 예측됐으나 막상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중견 건설업체 호반건설과 4곳의 사모펀드뿐이었다. 이중 호반건설은 김상열 회장이 수 차례에 걸쳐 인수 의지를 강력히 피력하면서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나머지 4곳의 사모펀드들은 본입찰 마감을 하루 앞둔 현재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들의 상당수는 내부적으로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적극적인 인수 의지는 없는 상황”이라며 본입찰 제안 제출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일부 사모펀드는 금호산업의 실사 준비 설명회에도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인수 의지가 있는 곳으로는 국내 M&A의 최강자 MBK파트너스가 꼽히고 있다.
업계는 사모펀드들이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표명하지 않는 것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까지는 채권단이 단순히 인수대금만 가지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만 추구하는 사모펀드들이 인수 가능성이 떨어지고,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의 정·재계 영향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는 이유가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삼구 회장은 본입찰에서 제시된 최고 가격에 경영권 지분(지분율 50%+1주)를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2010년 금호그룹 워크아웃 사태 이후 박삼구 회장이 사재 3300억원을 동원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유상증자에 참여한 대가로 보장받은 권리다.
이에 현재까지는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이 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과 본격적인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