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 70만원대를 호가하는 고가 밥솥 출시로 이목을 끌고 있는 쿠쿠전자와 리홈쿠첸에 독과점 의혹이 불거졌다. 쿠쿠전자와 리홈쿠첸의 시장 점유율이 총 99% 수준인데다, 두 업체가 판매하는 밥솥 평균단가가 2006년 6만원후반대에서 2014년 12만원대로 8년새 2배 수준으로 책정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27일 대신증권은 쿠쿠전자와 리홈쿠첸의 시장 점유율이 각각 65%, 34% 수준이라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일반적으로 단일 시장내에서 점유율이 50%를 넘는 단독 사업자 또는 2~3개 사업자가 합쳐서 시장점유율 75%이상인 경우를 독과점 사업자로 분류한다.
여기에다 두 업체 모두 저가 제품군은 줄이고 고가 제품군을 늘리는 전략을 택하고 있어 향후 소비자들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현재 쿠쿠전자와 리홈쿠첸 모두 일반 제품의 평균 단가(12만원) 보다 고가인 IH(전자기 유도 가열·Induction Heating) 압력밥솥을 주력제품으로 삼고 있다.
IH압력밥솥 평균 가격은 쿠쿠전자의 경우 2012년 16만원이었지만, 2014년 25만원으로 훌쩍 뛰었고 리홈쿠첸 역시 2012년 17만원에서 2014년 25만원 선으로 올랐다. 60~70만원대의 고가 제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밥솥시장을 두고 ‘기형’이라고 평가한다. 생활가전시장 내 대표적 13개품목 가운데 대기업이 유일하게 참여하지 않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2004년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밥솥시장에서 손을 털었다. 이에 따라 현재 밥솥을 만드는 회사는 쿠쿠와 리홈쿠첸 포함 총 32개 뿐이다. 대신증권은 “높은 보급률과 안정적인 수요에도 불구하고 국내 밥솥 시장은 쿠쿠전자와 리홈쿠첸으로 양분돼 있다”고 지적했다.
쿠쿠전자-리홈쿠첸의 독단적 노선 구축이 가능한 이유는 전기밥솥의 경우 필수재 성격이 강한 제품군이기 때문이다. 필수재라는 인식 때문에 국민들은 가격인상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더라도 마지못해 구매를 결정해야 할 경우가 많다. 실제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가 밝힌 가구당 전기밥솥 보급률은 약 94% 수준이다. 가구수와 밥솥보급 대수를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평균 제품 사용주기는 약 5년 6개월로 비교적 짧은 편이다.
여기에다 두 업체가 가격인상을 결정하는 속도가 평균 가구 소득 증가율보다 높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대신증권 박기범 연구원은 “IH밥솥의 평균 판매단가는 올해부터 2017년까지 5.8%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국내 가구수 증가율과 가구 소득 증가율을 상회하는 속도”라고 설명했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