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공룡’ 라파즈그룹, 동양시멘트 삼키면?
‘시멘트 공룡’ 라파즈그룹, 동양시멘트 삼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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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가격 경쟁·독과점 우려에 업계는 반대 움직임
▲ 세계 시멘트 업계 1위인 라파즈그룹이 국내 2위 업체인 동양시멘트 인수 준비에 들어가 이목이 집중됐다.ⓒ라파즈그룹

세계 시멘트 업계 1위인 라파즈그룹이 국내 1위로 도약하기 위해 국내 2위 업체인 동양시멘트 인수 준비에 들어간 가운데, 동양시멘트가 라파즈 그룹에 인수될 경우 독과점과 지나친 가격인하로 업계 질서가 어지럽혀 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라파즈그룹은 전 다이와증권 IB대표가 재직중인 바클레이즈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했다.

라파즈 그룹은 한라그룹이 부도를 맞았던 2000년도에 매물로 나왔던 한라시멘트를 인수해 지금의 라파즈한라를 만들었다. 현재 라파즈 한라의 경우 국내 5위에 불과하지만, 향후 라파즈 그룹이 동양시멘트를 인수할 경우 업계 1위 달성은 정해져 있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앞서 라파즈 그룹이 2009년과 2012년 두 차례 라파즈한라를 매물로 내놓으면서, 국내 시멘트업계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듯한 행보를 보였으나 이번 인수전 참여로 다시 의지를 다진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2년 9월 강원도 강릉에 있던 옥계광산이 무너져 내린 것을 라파즈그룹이 동양시멘트 인수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로 지목한다. 현재 옥계 광산에 매장돼 있는 시멘트용 석회석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곧 라파즈한라의 시멘트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 시멘트 시장 1위 등극, 독과점 지름길 ‘우려’

한편, 라파즈그룹이 과거 시장점유율 유치를 위해 시멘트 가격을 낮추는 바람에 시멘트 가격이 급락했던 점을 들어 동양시멘트가 라파즈그룹에 인수되는 것 자체를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실제 2003년 시멘트 가격은 톤당 6만7000원 수준이었지만, 라파즈 그룹이 지나치게 가격을 낮춰 판매한 후인 2006년도의 시멘트 가격은 톤당 4만8000원으로 떨어졌다.

또 국내 2위인 동양시멘트와 국내 5위인 라파즈그룹의 라파즈한라가 합쳐질 경우 독과점이 발생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2013년 내수 출하량 기준 국내 시멘트 업계 1위는 연간 906만톤을 출하했던 쌍용양회다. 하지만 동양시멘트가 563만톤, 라파즈한라가 557만톤으로 두 업체의 총 출하량이 1120만톤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라파즈그룹이 동양시멘트 인수할 경우 쌍용양회를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시멘트 시장내 1위를 점하게 될 경우 건설사 또는 정부 측과의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라파즈그룹으로서는 업계내 경쟁력을 다지기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지만, 업계 입장에서는 독과점이 우려될만한 상황이다.

한편, 유진기업은 크레디트스위스(CS)를, 삼표그룹은 산업은행 M&A부를 인수자문사로 선정하고 동양시멘트 인수전을 준비중이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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