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억원치 팔린 ‘가짜 백수오’, 이엽우피소 독성은?
천억원치 팔린 ‘가짜 백수오’, 이엽우피소 독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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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내츄럴엔도텍 측 ‘의도성’ 여부에 수사 초점
▲ 지난달 30일 식약처가 백수오 원료 제조‧공급 업체 내츄럴엔도텍이 3월 26일~27일에 입고한 백수오 원료에서 이엽피우소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검출된 이엽우피소를 놓고 식약처와 의사협회가 독성 함유 여부에 이견을 보이고 있어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사진은 내츄럴엔도텍이 제조한 ‘백수오궁’ 제품. ⓒ뉴시스

‘가짜 백수오’로 물의를 빚고 있는 백수오 원료 제조‧공급 업체 내츄럴엔도텍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문제 제품에 혼입된 것으로 밝혀진 이엽우피소의 독성 여부를 놓고 식약처와 의사협회간 이견을 보이고 있어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일 수원지검 여주지청은 최근 대검찰청에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3월 수거한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원료를 검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건강기능식품의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내츄럴엔도텍에 적용 가능한 법리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18조에 따르면 식품의 명칭과 원재료를 사실과 다르게 표기할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내츄럴엔도텍이 그간 제품 포장에 이엽우피소를 혼입했다고 표기하지 않았던 것만으로도 법적 처벌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현재 검찰은 내츄럴엔도텍 측이 이엽우피소를 혼입하면서 ‘의도성’이 있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이엽우피소가 유독‧유해물질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한의사협회 간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식약처는 독성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한의사협회측은 간기능 손상과 신경쇠약, 유산 위험이 우려되는 등 독성이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 같은 의견 차는 이엽우피소를 두고 식약처의 경우 대다수 국민들이 섭취하는 ‘식품’이라는 측면에서 분석하지만, 의사협회는 일반적인 ‘약리적 효능’이라는 점에서 고려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만약 이엽우피소가 유독‧유해물질로 분류될 경우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23조와 식품위생법 4조 등에 따라 내츄럴엔도텍은 유독·유해물질이 들어있거나 묻어있는 식품 또는 그러한 가능성이 있는 식품을 만들거나 진열한 혐의로 처벌받게 된다.

검찰관계자는 “일부러 이엽우피소를 섞었는지 아니면 원료 구입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는지를 살펴볼 계획”이라면서 “이엽우피소의 함유 비율 등 따져봐야 할 것이 많고 기본적 사실 조사와 충분한 법리 검토를 거쳐 형사처벌 여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소비자원은 내츄럴엔도텍의 공장이 있는 경기도 이천 관할의 여주지청에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원료에 이엽우피소가 섞여 있어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과 식품위생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수사를 의뢰했다.

◆ 식약처 “괜찮다”…의사협회 “독성 있다”

지난달 30일 식약처는 “가짜 백수오 논론이 일었던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제품을 재조사한 결과 가짜 백수오 원료인 이엽우피소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내츄럴엔도텍은 공식사과문을 통해 “백수오 원료에 대해서는 입고 전과 후, 제품 생산 전 철저히 검사하여 문제가 없음을 확인해 왔지만 이번 식약처 조사에서 이엽우피소 혼입이 확인됐다”면서 이엽우피소 성분이 검출된 것은 비의도적인 것이었음을 강조했다.

‘가짜 백수오’논란으로 주목을 받은 것은 백수오만이 아니다. 내츄럴엔도텍 측의 원료에서 검출된 이엽우피소가 관심사다. 백수오의 경우 보약 효능이 높은 한약재로 독성이 없고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며 특히 여성 갱년기 증상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엽우피소는 백수오와 생김새가 유사하지만, 백수오의 가장 중요한 기능성분인 황산화성분을 갖고 있지 않다. 심지어 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지난 한 해에만 1000억원어치가 팔린 것으로 알려진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제품을 소비자들이 복용했다고 가정했을 때 발현될 수 있는 부작용 논란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1일 노완섭 동국대 식품공학과 명예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엽우피소가 들어간 건 독성이 있는데, 그걸 먹어서 안 된다는 건 아주 상식적인 얘기”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여전히 “문제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 이번 논란의 1차적 책임은 내츄럴엔도텍 측에 있지만, 식약처를 향한 비난여론도 거세다. 식약처가 당초 제조사의 재료 및 원료관리 기준을 엄격하게 규정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식품의약품안전처

◆ 식약처에 제기된 책임론

이번 논란의 1차적 책임은 물론 내츄럴엔도텍 측에 있지만, 식약처를 향한 비난여론도 만만찮다.

당초 식약처는 내츄럴엔도텍 제품 부작용 신고가 잇따르자 지난 1월 조사에 착수했고, 이후 4월 3일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17일 납품된 원료를 썼던 제품의 조사결과였다. 하지만 약 한 달 만인 지난달 30일 “가짜”라고 조사결과를 번복해 소비자들의 혼란을 초래했다.

다만 문제가 된 제품 원료의 입고날짜는 3월 26~27일이었다. 이에 식약처 관계자는 “재배 농가와 장소가 다른 원료이기 때문에 각각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식품관련 제조‧판매 회사의 원료를 100% 다 검사할 수 없다는 게 식약처의 입장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탐탁찮은 변명이다. 백수오와 이엽우피소의 생김새가 유사해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경우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능 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식약처는 애초 백수오를 취급하는 회사가 원료를 분명하게 구별하도록 하는 절차 또는 기법을 갖추도록 했어야 했다는 의견이 많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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