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4.29 재보선 이후 계파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앞서 정청래 최고위원이 지난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같은 당 주승용 최고위원에게 “사퇴할 것처럼 공갈치지 말라”는 발언을 하면서 당 내홍이 격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또한 친노(친노무현)와 비노(비노무현) 진영 의원들 간의 신경전은 장외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면서 야당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표를 향한 사퇴론이 또다시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文 사퇴론 둘러싼 시각차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의 주승용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공갈” 발언과 관련해, 당내에서는 정 최고위원의 사과를 해야 한다고 공감하면서도 지도부 사퇴에 대해서는 계파 의원간 이견을 보였다.
친노계 노영민 의원은 11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정 최고위원을 향해 “지금 앞으로도 품격과 절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적절한 시점에 사과해야 된다”고 밝혔다,
다만 주승용 최고위원을 향해서는 “최고위원직은 권리가 아닌 의무로 이를 두고 논란을 벌이는 것은 자해행위”라면서 “의무를 가지고서 그걸 가지고 카드를 삼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뜻이다. 다르게 해서도 얼마든지 본인의 주장을 밝힐 수가 있었다”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대표의 사퇴론과 관련해선 “물론 대표는 당의 어떤 모든 상황에 대해서 총체적인 책임을 져야 된다”면서도 “더 크게 통합하라는 것,더 크게 개혁하라는 것, 훌륭한 후보를 공천해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사랑 받을 수 있는 그러한 후보도 좀 발굴해내라, 그런 뜻으로 받아들여서 대표께서는 그런 방향으로 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표했다.
범친노계로 분류되는 전병헌 의원은 “문재인 대표 중심으로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당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각각 최고위원들이 노력을 하고, 문재인 대표가 보다 더 적극적으로 사태를 수습하는 데 나서는 것으로 이야기를 모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최고위원 직에 미련 둘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물러나는 것은 해결책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당의 단합과 혁신보다는 분열과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사퇴론에 대해 반대했다.
이어 재보선 이후 불거진 내홍에 대해 전 최고위원은 “개인의 이해를 떠나 큰 역사의 틀에서 서로가 봐야 된다”며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는 재보선 참패를 거울로 삼아 반드시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친노 패권주의’에 대해 청산을 요구하고 있는 비노 진영에서는 문 대표의 사퇴론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김한길 전 대표는 문 대표의 사퇴가 아닌 친노의 좌장으로 버티면서 끝까지 가볼 것인지 아니면 그야말로 야권을 대표하는 주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결단인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은 최근 정대철 상임고문을 포함해 당의 원로들을 차례로 만나면서 문 대표의 책임론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내년 총선을 앞두고 문 대표는 더욱 코너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비노 의원 모임인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도 오찬 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탁회의 추진…돌파구 될까
당내에서 불거지고 있는 ‘친노 패권주의’를 둘러싸고 당 지도부가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 문제가 도마 위에 올라왔다. 이에 문 대표는 계파 갈등으로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 수습을 위해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
특히 문 대표는 거듭 정청래 최고위원에게 사과를 촉구하면서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한 주승용 최고위원을 복귀에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역구 사무실인 여수에서 칩거 중인 주 최고위원은 복귀하지 않겠다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해왔다.
특히 호남 민심을 대변하는 주 최고위원이 복귀하지 않는다면, 문 대표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요동치는 호남 민심을 수습하는데 더욱 부담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또한 문 대표는 각 계파 수장들이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원탁회의가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문 대표의 원탁회의 제안에도 비노 진영은 부정적인 태도를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초 문 대표는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당대표급 인사들의 원탁회의를 주재했지만 박지원 의원은 전남대 특강 일정으로, 김한길 전 대표는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또한 문 대표의 진정성을 지적하며 사실상 사퇴에 목소리를 더하고 있어 갈등이 해결될지
안철수 전 대표 역시 지난번 원탁회의에서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번에도 이번 원탁회의에도 불참하거나 불만감을 표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비노계로 분류되는 이종걸 의원이 원내대표가 계파 갈등의 중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지는 한편, 비노계 이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비노 진영 인사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면서 당분간 계파간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NS 난타전 ‘심화’
지난 8일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은 주승용 최고위원을 향해 ‘사퇴 공갈’ 발언을 한 것에 이어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는 박주선(광주 동구) 의원을 향해서도 독설을 퍼부었다.
친노계 정 최고위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비노계 박 의원을 향해 “호남과 DJ를 팔아 분열을 조장하여 기득권을 지키고자 하는 구태 구악 세력과는 정면으로 맞서 싸울 것이며, 그것이 광주 정신”이라고 비난의 글을 올렸다.
또한 ‘박주선의원님께 정중히 권면 드립니다’는 글을 통해 “지난 총선경선 과정에서 본인 지역구에서 사람까지 죽었고, 대선 때는 박근혜 지지하려고 했던 분 아니십니까?”라며 “요즘 분열과 분란의 언어를 자주 사용하시던데요. 좀 자제해 주십시오. 부탁 드립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청래가 옳은가? 박주선이 옳은가?’라는 글을 통해선 “대선때 문재인 당선을 위해 죽으라고 뛰었던 정청래. 대선 때 박근혜를 지지하려고 했던 박주선. 우리당의 대선주자 문재인을 지키려는 정청래. 문재인을 흔들어 대선주자를 망가트리려는 박주선...과연 누가 옳은가?”라고 반문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문재인 사퇴를 주장한 박주선 의원님’이라는 글을 통해 “TV조선에 나가 시정잡배, 대안정당 운운하며 저를 공격하시던데, 이 기사에 대해 해명 좀 해주세요”라며 “호남 민심은 박주선 의원 같은 이런 국회의원들을 지지 할까요”라고 반문했다.
정 최고위원은 ‘박주선 의원님, 대선 때 박근혜 지지가 호남민심이었습니까’라는 글을 통해서는 “호남에서 박의원님 같은 국회의원들 지지하는 것이 호남정신이고 호남민심일까요”라고도 했다.
이어 ‘박주선의원님 이 기사 사실인가요’라는 글에선 “박 의원이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국가와 호남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해 의견을 묻고 있던 중 이었다’라고 되어 있다”며 “이것이 호남민심인가요”라고 되물었다.
또 ‘박주선의원님 잘 알겠습니다’라는 글에서 “박근혜 후보 지지를 실행하려다 당원들에게 저지당한 과정과 이유를 해명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주선 의원은 대선 당시 문 후보 지지선언 내용이 담긴 기사를 트위터에 게재하며 “사실관계부터 확인하라”고 반박했다. [시사포커스 / 김지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