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담배가 연초담배와 동일한 양을 흡연할 시 오히려 더 많은 니코틴을 흡인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과 국가기술표준원이 전자담배 니코틴 액상 18개 제품을 대상으로 니코틴 함량을 측정한 결과, 17개 제품(94.4%)이 연초담배와 비교해 니코틴 함량이 최대 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전자담배를 빨아들일 때 발생하는 기체상 니코틴 함량을 측정한 결과, 연초담배와 비교해 한 개비당 1.1배~2.6배 많은 니코틴이 포함돼 있었다. 담배를 1개비당 10회 흡입한다고 가정했을 때 평균 니코틴 흡입량은 0.33㎎인데, 반해 전자담배는 최대 0.85㎎를 흡입하는 셈이다.
한국담배협회의에 따르면 국내 흡연자 중 니코틴이 0.8㎎ 이상 포함된 연초담배를 구입하는 비중은 1.77%에 불과하다. 따라서 금연을 위해 전자담배를 피우다가 오히려 니코틴을 더 많이 흡입하게 되는 셈이다.
문제는 전자담배에 니코틴 흡입량 표기가 없다는 것이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전자담배 판매점에서는 니코틴 희석을 위해 용기에서 떨어지는 액상 방울 수로만 계산하는 원시적인 방법을 안내하고 있어 니코틴 남용의 우려가 높다.
이런 가운데 2012년부터 2015년 4월까지 소비자원에 접수된 전자담배 관련 위해사례는 63건으로 이 가운데 구토, 가슴통증, 구강내 염증 등 사용 후 부작용 사례가 20건(31.7%)으로 가장 많았다.
다만, 전자담배 니코틴 액상 25개 제품 중 13개 제품(52%)의 기체상에서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 또는 아세트알데히드가 검출됐으나 1개 제품을 제외하고는 연초담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소비자원은 흡연자들에게 연초담배와 동일한 흡연습관을 유지할 경우 전자담배를 통해 더 많은 니코틴을 흡입할 우려가 있으므로 적정하게 흡연할 것을 당부했다. [시사포커스 / 박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