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비리’ 현대重, 수천억 물어내나
‘잠수함 비리’ 현대重, 수천억 물어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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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수단, 손원일급 잠수함 세 척 전력화 지연 피해 산정중
▲ 잠수함 비리 혐의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의 피해액 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07년 취역한 KSS-II 사업 1번함인 손원일함. ⓒ국방홍보원

지난 2007~2009년 해군에 인도한 잠수함 세 척의 평가에서 특혜를 받고 편의를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의 피해액 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6일 <국민일보>는 현대중공업의 잠수함 부실 평가 로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이하 합수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현대중공업이 해군에 인도한 손원일함, 정지함, 안중근함의 전력화 지연으로 인한 피해액을 산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체상금은 계약 이행이 지체될 경우 부과되는 벌금으로, 지체상금률과 지체일수를 곱해 결정된다. 잠수함을 진수해 해군에 인도할 때 해군의 평가 기준에 미달하면 지체상금을 물어야 한다.

산정되는 피해액은 수 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07~2009년 현대중공업이 인도한 세 척의 잠수함은 연료전지 문제로 2013년 12월까지 전력화되지 못했다가, 해군이 연료전지의 냉각체계상 문제를 찾아내 지난해 상반기에서야 수리를 마쳤다.

지난 2007년 현대중공업이 손원일함의 납기일을 26일 지체했을 때 해군이 부과한 지체상금은 90억원으로, 당시와 같은 지체상금률이 적용될 경우로 단순 가정하면 6년 간의 지체상금으로 손원일함의 지체상금만 7000억원이 넘는다. 정지함과 안중근함까지 더하면 지체상금 규모는 1조2700억원의 사업규모를 뛰어넘는다.

◆2주 잠항 가능하다더니…연료전지 고장만 200차례
연료 전지는 물 속에서 산소와 열을 발생시켜 잠수함이 장기간 잠수 항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핵심 부품이며, 연료전지가 기능을 하지 못하면 잠수함은 물 위로 떠올라야 한다. 구체적으로 연료전지 문제는 이른바 ‘잠수하면 꺼지는’ 심각한 부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의원이 공개한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3척의 연료전지는 해군이 인수하기 전 이미 93차례나 고장났다. 인수 뒤에도 연료전지는 102차례나 더 고장을 일으켰다.

국방부는 손원일급 잠수함의 가장 큰 특징으로 잠항 능력을 꼽으며 기존에 3~4일 정도만 가능했던 잠수 항해 기간을 최대 2주까지 끌어올렸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인수 후 수 년간 이 기능은 거의 발휘되지 못한 셈이다. 국방부가 밝힌 손원일급 잠수함의 제원에 따르면 잠수함 세 척이 장착한 연료전지의 최대 잠항거리는 16~20노트 기준 2~3시간이지만, 4노트 기준으로는 13일에 달한다. 

▲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0년 KSS-II사업 1차 사업 입찰에서 업계의 예상을 엎고 대우중공업(현 대우조선해양)과의 경쟁에서 수주를 따냈다. ⓒ현대중공업

◆현대重, 잠수함 처녀작 결국 탈났나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1800t급 신형 잠수함인 214급 최신예 잠수함 세 척은 현대중공업의 처녀작이다. 현대중공업은 2000년 12월 1800t급 신형 잠수함인 214급 잠수함 3척의 국내 건조 입찰에서 수주에 성공했는데, 이 사업은 KSS-II(장보고-II) 1차 사업으로 불렸다.

KSS-II 1차 사업은 1~3번함 3척을 2009년까지 건조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며, 현대중공업은 독일에서 건조한 209급 잠수함과 달리 처음부터 자체 기술로 잠수함을 건조하는 데 성공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잠수함 건조 실적이 없던 현대중공업이 대우중공업(현 대우조선해양)을 누르고 KSS-II 1차 사업을 수주하는 데 성공한 것은 업계에 놀라움을 가져왔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이 첫 잠수함 사업이었던 209급 잠수합 9척을 건조한 바 있어 대우조선해양의 우세가 점쳐졌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더 이상 잠수함 사업을 대우조선해양에 빼앗기면 앞으로 잠수함 기술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상대적으로 저가에 입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절차를 놓고 법적 다툼까지 벌였던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이 적정 건조비 3000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800억원에 입찰한 것을 두고 문제를 제기했으나 결국 KSS-II 1차 사업은 현대중공업에 돌아갔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상대적으로 저가에 수주했고 경험과 노하우도 없던 상태였기 때문에 결함이 발생한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임 전 대령, 두 차례 연료전지 평가 방법 바꿔
한편 합수단은 지난 16일 구속된 임모 전 해군 대령이 당시 잠수함 인수평가대장으로 근무하면서 잠수함 3척의 연료전지 문제를 눈감아 주기 위해 평가 방법을 두 차례 바꿔 편의를 봐주고 전역 후 현대중공업에 취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임 전 대령은 잠수함을 평가하면서 24시간 지속 잠수 항해 상황에서 평가해야 하는 기준을 고쳐 19시간과 5시간 정도로 시간을 나눠 평가했지만, 군 요구 성능에 미치지 못하자 다시 잠수함 구동 과정에서 축전지에 충전되는 전류값도 보상할 것을 요구했다.

합수단은 현대중공업이 KSS-II 사업 1번함인 손원일함의 연료전지 결함을 시운전 과정에서 이미 파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합수단은 현대중공업의 로비 정황을 어느 정도 파악한 모양새다. 지난 16일 임 전 대령이 구속될 당시 합수단은 전역 후 취업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평가를 잘 봐달라는 청탁을 받고 관련서류를 조작해 부실평가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임 전 대령의 해군사관학교 선배로서 청탁한 현대중공업 전 상무의 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현대중공업 측은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있으며 조사가 끝나기 전에 어떠한 입장을 내놓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면서 말을 아낀 바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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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수하라.. 2015-05-27 23:41:32
병사들 목숨가지고 장난친 자들은 참수해야한다..몇조라도 돈으로는 부족하다..나라 팔아먹은 짓과 크게 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