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폭탄보다 무섭다는 생화학 무기에 사용되는 살아 있는 탄저균 샘플이 주한미군기지에 이송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탄저균은 전염성과 치사율이 높은 탄저병을 일으키는 생화학 무기 병원균으로, 지난 2001년 미국에서는 가루 형태의 탄저균 포자가 담긴 편지가 배달돼 12명의 우편 배달원과 10명의 시민이 감염됐고, 이 중 5명이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특히, 탄저균에 감염되면 80% 이상이 하루 만에 사망하는가 하면, 100㎏당 10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파괴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현지시간으로 27일 미국 워싱턴 포스트지는 미국 유타주(州)의 한 군연구소에서 살아 있는 탄저균 샘플이 미국 내 8개 주(州)와 주한미군기지에 이송된 것으로 보도했다. 주한미군기지는 오산 공군기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미 국방부에서도 공식 확인했다.
이와 관련, 스티브 워런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 국방부는 질병통제예방선터(CDC)와 함께 탄저균 샘플 이송에 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일반 시민들에게는 피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연구실에서 잠재적으로 탄저균에 노출됐을 것으로 여겨지는 연구원들의 피해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탄저균 자체의 위험성이 워낙 크다보니 이에 따른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주한미군까지 불안 잠재우기에 나섰다. 주한미군은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오산공군기지에서 탄저균으로 의심되는 샘플의 노출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한 신중한 예방 조치를 실시했다”며 “51전투 비행단 긴급대응요원들은 박테리아균이 비활성화 훈련용 샘플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후에 오산공군기지에 있는 응급격리시설에서 탄저균 샘플을 처분했다”고 밝혔다.
특히, 주한미군은 “일반인들에게는 어떠한 위험도 노출되지 않았다”며 “유해물질관리팀이 즉시 시설물을 차단하고, 질병통제센터의 규정에 따라 그 요인을 제거했다”고 안심시켰다.
아울러, “훈련에 참가했던 22명의 요원들이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어 모든 요원들에게 검사, 항생제, 백신을 포함한 적절한 의료 예방조치가 취해졌다”며 “어느 누구에게서도 감염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고, 탄저균은 모두 폐기처분했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은 “비활성화 상태 및 무해한 것으로 여겨졌던 샘플은 합동 주한미군 위협 인식프로그램을 관리하는 오산공군기지 훈련 실험실 요원들의 훈련 중에 사용됐다”며 “훈련은 정상적인 관리절차에 의한 정례적인 실험실 규역에 따른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