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영원 전 사장은 2일 업무상 배임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어 16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면서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이어 ‘당시 보고는 했느냐’는 질문에는 “보고는 저희가 다 했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또한 ‘하베스트 인수가 부실 인수였다는 점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강 전 사장은 “아직 검찰 조사가 진행 중에 있다”, “다음에 조금 더 자세하게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강 전 사장은 2009년 10월 캐나다 자원개발 회사 하베스트(Harvest Trust Energy)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하베스트의 정유 부문 부실 계열사 ‘노스아틀랜틱리파이닝(NARL·날)’을 함께 사들여 석유공사에 3133억원대의 손실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검찰은 강 전 사장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또한 검찰은 강 전 사장이 하베스트 인수 한 후 정부기관장 경영 평가에서 C에서 A등급을 받은 배경을 놓고 콜롬비아 자원개발업체 퍼시픽루비알레스 인수를 함께 검토하고 있었던 것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검찰은 강 전 사장이 부실인수에 대한 최종 책임자라고 보고 있다.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강 전 사장을 한차례 더 소환한 뒤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강 전 사장의 조사 결과에 따라 최 부총리 등 이명박 정부 핵심 인사들도 검찰 조사를 받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 시사포커스 / 오현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