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1년 넘게 입원해 있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삼성서울병원에서 한 외과의사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간 정부가 사실 은폐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4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의료진은 2명이 더 늘어났다.
특히 이날 추가된 두 명의 의료진 환자에는 삼성서울병원의 외과의사 A씨(38세)도 포함돼 있는데, 지난 2일 A씨가 삼성서울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국립 거점 병원으로 옮겨졌음에도 3일 새벽 2시의 감염자 명단과 오전 브리핑에도 해당 사실이 언급되지 않아 복수의 매체들에 의해 보건당국 및 삼성서울병원의 은폐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삼성서울병원 측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다가 1일 검사를 받고 3차 감염으로 메르스 잠재 가능성이 높다는 판정을 받은 후 지난 2일 국립 거점 병원으로 옮겨졌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달 14번째 메르스 확진 환자가 진료를 받았던 곳으로, 해당 사실이 확인되자 A씨가 증상을 보이기 전인 지난달 29일 이미 한 차례 응급실을 일시 폐쇄하고 신규 환자를 받지 않으면서 의료진과 응급실 전체에 대한 소독을 진행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환자는 지난달 28일 내원해 다음날 메르스 의심 환자로 분류되기 전까지 화장실과 검사실 등을 자유롭게 이동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직 이 병원 격리병실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씨가 이 환자를 진료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매체의 보도로 논란이 불거진 다음날인 4일 정부는 메르스 확진환자가 A씨를 포함해 추가로 5명이 발생해 전날 총 3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4일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은폐·봐주기 의혹에 대해 근거없는 얘기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 측의 발표 여부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알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면서 “일단 A씨의 최종 확진 판정이 나온 것이 지난 3일 오후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4일 새벽에 명단이 발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씨는 지난달 30일 경 증상을 보여 31일 입원했고, 이달 1일 잠재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와 2일 국립 거점 병원으로 옮겨진 것이며 최종 확진 판정이 내려진 것은 3일 오후”이라고 덧붙였다. 즉, 최종 확진 판정이 나온 후에 명단에 포함됐기 때문에 은폐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달 29일 응급실을 폐쇄했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응급실을 폐쇄한 것이 아니라 2시간 정도 출입을 통제하고 방역·소독 작업을 진행한 것인데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후 의료진들은 자가격리 등 조치를 취하고 있고, 환자들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A씨가 지난달 28일 들른 메르스 환자를 진료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A씨와 그 환자와는 전혀 관련이 없고, 증상이 나오기 전에는 진료를 했지만 그 환자를 진료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