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롯데그룹회장은 지난 2013년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강조하며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계열사에서 3500억원 수준에 해당하는 일감을 중소기업에 공개한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난해 롯데그룹 계열사 간 내부거래율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그룹의 내부거래율은 전년도 60.5%에서 1.4%p 오른 61.9%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 회장이 호언장담한 ‘내부거래율 축소’ 대상 계열사는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정보통신, 롯데건설, 대홍기획 등으로 각각 물류, SI, 건설, 광고를 담당한다. 문제는 신 회장의 약속한 뒤 1년이 지난 지난해 이들 4대업종에서 내부거래율이 크게 줄지 않거나 오히려 높게 집계됐다는 점이다.
롯데로지스틱스(물류)의 경우 지난해 내부거래율이 전년 대비 1.6%p 떨어져 92.4%를 기록하긴 했지만 나머지 3개 업종 계열사와 비교해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롯데정보통신(SI)의 지난해 내부 거래율은 83.1%로 전년도에 비해 7.1%p 상승한 수준이었다. 내부거래액을 기준으로 보면 2013년도에 비해 115억원 늘어난 4559억원이다. 이는 호텔롯데와의 거래액이 313억원에서 416억원으로 늘었고, 롯데건설과의 거래액 역시 235억원에서 332억원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외 롯데쇼핑과 롯데카드와의 거래 규모는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됐다.
지난해 롯데건설(건설)의 내부거래율은 전년 대비 1.9% 상승한 42.9%를 기록했다. 이는 제2롯데월드 건설과 관련해 일감을 몰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흥기획(광고)은 지난해 내부거래율이 60.6%였다. 전년도 55%보다 5.6%p 올랐다. 내부거래액 기준 2013년 1682억원에서 271억원 증가한 1953억원이었다. 호텔롯데와의 거래액이 153억원에서 322억원으로 올랐고, 롯데칠성음료와의 거래도 226억원에서 335억원으로 늘었기 때문이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