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내년 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 지역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구 수성갑 지역은 새누리당 친박계 4선 중진의 이한구 의원 지역구로, 이 의원이 앞서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 김문수 전 지사는 10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에 대구 수성갑으로 출마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일단 새누리당 내 대구 수성갑 당협위원장직 공모에 신청하겠다”고 덧붙여 밝혔다. 새누리당은 이달 말 이 지역에 대한 당협위원장을 공모할 계획이다.
김 전 지사는 그러면서 “(대구는) 우리 지역이자 내 고향”이라며 “더욱이 이 지역에 마땅한 후보가 없어 내가 적합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발전을 위해 뛰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김문수 전 지사가 출마의 뜻을 굳히면서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과의 빅매치 성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부겸 전 의원은 사실상 야당으로서는 사지나 다름없는 이 지역에 총선과 지방선거 등에서 거듭 출마하며 공을 들여왔고, 40%대 높은 득표율을 올리며 여당의 성지를 위협해 왔다.
이와 관련, 김문수 전 지사도 “김부겸 후보가 (이 지역) 최고 강자”라며 “대적할 사람이 없어 김무성 대표나 유승민 원내대표, 대구지역 의원들이 모두 (내가 출마해도) 좋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대안이 없고, 특별한 방안이 없지 않느냐”고 덧붙여 말하기도 했다. 자신이 출마하지 않으면 여당 성지인 대구 수성갑 지역에 김부겸 전 의원이 깃발을 꽂게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새누리당 내에서는 이 지역에 비례대표 현역 의원인 강은희 의원과 정순천 대구시의회 부의장, 임재화 변호사, 이덕영 하양중앙내과 대표원장 등이 출마 의지를 밝힌 상태다.
한편, 김문수 전 지사의 이 같은 출마 입장에 이 지역 현역인 이한구 의원은 “적극 환영한다”는 뜻을 표했다. 이 의원은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다른 후보들이 뛰더라도 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에 앞으로 나는 김문수 지사를 지지하고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이한구 의원은 앞서 지난 1일 <대구신문>과 통화에서도 “김문수 지사가 당협위원장을 맡고 내년 총선에 나오는 것이 제일 나은 것 아니냐”며 “유승민 원내대표 등 지역 의원들도 (김 전 지사 외에) 추천할 인사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 의원은 “대구경북은 앞으로 대선후보가 없지 않느냐”며 “김문수 전 지사는 대구경북에 희망을 줄 수 있다. 수도권에 기반을 두고 있는 김 전 지사가 충청도까지 아우른다면 대선 가도가 한층 밝아진다”고 덧붙여 말하기도 했다. [시사포커스 / 정흥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