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미얀마 가스전’을 두고 충돌했던 대우인터내셔널의 전병일 사장이 이른 시일 내에 공식적인 거취를 표명하기로 했다. 재계에서는 전 사장이 이사회에서 가스전 매각을 둘러싼 오해와 갈등을 충분히 해명한 뒤 자진 사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 사장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그룹차원의 구조조정 이슈 등으로 대내외에 갈등과 불협화음이 있는 것으로 비춰져서 경위를 떠나 주주 및 임직원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 회사의 최고경영자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평생 조직에 몸담고 살아온 사람으로서 안팎의 잡음으로 몸담은 조직과 모시는 상사 및 임직원 여러분들께 더 이상 누를 끼쳐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오해와 우려가 더 확산되지 않도록 빠른 시일 내에 이사회를 열어 경영현안에 대한 설명과 함께 공식적인 거취를 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전 사장은 "전 임직원이 빠른 시일 내에 안정을 찾아 업무에 집중하고 현재의 비상경영 상황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 사장은 지난달 26일 대우인터 사내게시판에 올린 ‘미얀마가스전 매각설에 대한 적극적 대응 시작’이라는 글에서 “포스코 구조조정은 미얀마 가스전 같은 우량자산을 매각하는 게 아니라 포스코그룹 내 중복되거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 구조조정과 불필요한 경비지출 축소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포스코측의 구조조정 방안에 반대의견을 나타냈다.
이에 포스코 측은 전 사장에 대해 보직 해임 방침을 내렸지만, 전 사장은 “주주,임직원 등 회사의 모든 이해관계들을 위해서는 회사 구조조정과 관련한 혼란이 조속히 정리되고 경영이 정상화되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 이후 주주와 회사가 원한다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최고경영자(CEO)직을 내려놓겠다”며 사실상 사퇴를 거부했한 바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다음주에 이사회를 열어 전 사장 사퇴를 의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사장의 후임으로는 김영상 부사장이 거론되고 있다.
[시사포커스 / 성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