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하 여연) 원장에 보수 경제학자인 김종석 홍익대 교수가 임명됐다.
임명에 앞서 유승민 원내대표의 정책노선에 공감하는 모임인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김 교수가 그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언급한 보수적 경제관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며 반대했다. 하지만 당내 반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김무성 대표는 임명을 강행했다.
◆당직 인선 등 엇박자 예고
새누리당 투톱이 여의도연구원장 및 사무총장 등 당직 인선을 두고 갈등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 대표가 내정한 김 교수는 경제정책에 있어서는 유승민 원내대표와 다소 거리가 있다.
앞서 김 교수의 내정을 반대한 경제민주화실천 모임은 전܁현직 의원 50여명으로 구성된 당내 최대 모임으로, 유 원내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또한 여연이 내년 총선과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내년 총선 공약 노선을 놓고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간의 힘겨루기 양상으로도 전개될 수 있다.
유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등을 통해 법인세 인상 등 증세, 복지 확대, 양극화 해소, 재벌 개혁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경제정책에서의 과감한 ‘좌클릭’을 주장한 바 있다.
이를 두고 김무성 당 대표는 당의 방침이라고 볼 수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고, 친박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유 원내대표는 또한 총선 준비를 위해 당 내외 인사들이 참여하는 총선기획단(가칭)을 구성해 구체적 정책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유 원내대표의 입장은 김 대표는 물론 조만간 당 복귀가 예정된 최경환 경제부총리와도 거리가 멀다. 때문에 김 대표가 김 교수를 총선 정책을 공식 총괄하게 될 당 싱크탱크 원장에 발탁한 것을 두고 유 원내대표를 견제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어지고 있다.
또한 여당 투톱은 향후 당직 개편 과정에서도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다. 특히 사무총장단이 총선을 지휘하며 공천을 관리하는 핵심 보직인 만큼 강하게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에 앞서 ‘국회법 중재안’을 두고 청와대가 거부권을 시사하면서 투톱의 엇박자가 가장 먼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김 대표는 당청 갈등을 수습하기 위해 청와대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다. 다만 유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입장을 달리하며 재의결에 총력을 다 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시사포커스 /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