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가 신경숙씨의 표절의혹을 부인했던 출판사 창작과 비평이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당초 입장을 번복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창작과 비평은 지난 18일 홈페이지에 강우일 대표이사의 이름으로 ‘독자 여러분께 드리는글’이라는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창작과 비평은 “먼저 신경숙 작가의 표절 논란과 관련해 6월17일 본사 문학출판부에서 내부조율 없이 적절치 못한 보도 자료를 내보낸 점을 사과드립니다. 이로써 창비를 아껴주시는 많은 독자들께 실망을 드렸고 분노를 샀습니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지적된 일부 문장들에 대해 표절의 혐의를 충분히 제기할 법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독자들이 느끼실 심려와 실망에 대해 죄송스러운 마음을 담아야 했습니다”면서 “이 사태를 뼈아프게 돌아보면서 표절 문제를 제기한 분들의 충정이 헛되지 않도록,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자유롭고 생산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언제나 공론에 귀 기울이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제기된 사안에 대해서는 작가와 논의를 거쳐 독자들의 걱정과 의문을 풀어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내부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필요한 후속조치를 마련하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신경숙 작가의 표절논란은 지난 16일 소설가이자 시인인 이응준이 신경숙의 단편소설 ‘전설’(1996)이 미시마 유키오의 단편 ‘우국’(1983)을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이응준은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신경숙의 미시마 유키오 표절’이라는 글을 게재해 ‘전설’과 ‘우국’의 일부 문단을 비교하며 “순수문학 프로작가로서는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명백한 ‘작품 절도행위-표절’인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창비측은 “유사성은 일부 있지만 표절로 판단할 근거가 약하다”라고 반박했다. 신경숙 작가 역시 “표절의혹이 제기된 대상 작품인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알지 못한다”라고 해명했다.[ 시사포커스 / 오현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