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제일제당이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에 대한 언질을 받은 상황에서 해외법인 주축으로 2억달러에 달하는 영구채를 발행할 것으로 알려져 향후 재무구조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를 두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한국경제>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최근 CJ제일제당 해외법인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BNP파리바증권, HSBC증권을 2억달러 규모 해외 채권 발행 주관사로 선정했다. 만기 30년짜리 영구채지만 회사 요청에 따라 연장이 가능해 CJ제일제당의 연결재무제표를 통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만약 CJ제일제당이 이번 해외 영구채를 전액 자본으로 인정받게 되면 부채비율은 170%대에서 160%대 초반으로 떨어뜨릴 수 있게 된다.
앞서 2011년 CJ제일제당은 대한통운 인수에 이어 해외 바이오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벌이면서 재무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순차입금이 2010년 말 1조3898억원에서 4면 만인 지난해 말 5조3594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24.7%에서 170.4%로 급증했다.
이에 지난 4월 신용평가사 한국기업평가는 CJ제일제당의 신용등급을 ‘AA0’로 평가하면서 “국내외 사업 확대에 따른 차입 부담이 증가한 상황이기 때문에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은 ‘AA-’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 김철하 사장, 재무개선 드라이브 통할까?
CJ제일제당이 몇 년 째 부채비율을 줄이지 못하며 재무구조개선 악화를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월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은 한국식품산업협회 조찬간담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올해 대규모 투자 계획이 없다”고 밝히며 ‘허리띠 졸라 매기’에 들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CJ제일제당은 실제 지난해부터 투자금액을 대폭 줄여나가고 있다. 토지, 건물, 설비 등의 유형자산과 영업권, 특허권 등 무형자산을 취득한 금액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인 ‘유무형자산 취득액’이 지난해 5302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55.6%나 줄었다.
CJ제일제당의 올해 1분기 수익성을 살펴보면 일단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매출은 지난해 보다 8% 증가한 11조7018억원, 영업이익은 68%늘어난 5799억원, 순이익은 94% 증가한 1279억원을 기록했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