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 주가가 25일 5만원선 아래로 떨어졌다.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전자는 전날보다 1.77% 떨어진 4만9천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전자의 주가는 26일 오전 10시 10분 기준 전날보다 150원(-0.30%) 떨어진 4만9750원에 형성되어 있다.
종가 기준으로 LG전자가 5만원선 아래로 추락한 것은 2004년 8월 12일(4만9천750원) 이후 처음이다. 이치럼 LG전자 주가가 내리막을 타고 있는 것은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증권사들은 '캐시카우‘ TV사업의 수익성 악화와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 등을 이유로 들며 목표주가와 실적 전망치를 줄줄이 내렸다.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TV사업의 부진이다. TV사업은 그동안 LG전자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TV판매량이 오히려 감소해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김혜용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에는 TV부문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히려 적자가 소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LG전자가 TV 사업에서 360억원 수준의 적자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TV수요가 부진할 것이라며 “TV 판매량이 661만대로 전분기대비 9.5%, 전년대비 8.2% 감소해 HE의 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휴대폰 사업의 부진 역시 우려할 사항이다. 지난해 12월부터 LG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G4'를 1200만대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우며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증권가에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략 스마트폰 ‘G4'의 판매 기대감의 소멸과 TV수요 부진으로 전체 매출과 이익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시점”이라며 “단기적인 주가 상승도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점차 심화되면서 마케팅 비용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파나소닉처럼 미래 전략사업으로 자동차 부품과 에너지 사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의미 있는 이익을 내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OLED TV세계 최초 양산, 세계 최고 성능의 카메라를 가진 스마트폰 출시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TV와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라 괄목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새 사업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4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낮다.
시장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838억원이다. 동부증권은 최근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3920억원에서 2984억원으로 낮췄다.
동부증권 권성률 연구원은 "지난 2011년 이후 스마트폰 경쟁력이 살아나면서 내실있는 성장을 하고 있지만 주가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면서 "시장은 현재 주가가 최악의 상황까지 와 있다는 점을 인지조차 못할 정도로 무관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며 반등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김혜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로 기회 요인이 발생할 수 있고, 하반기 새로운 스마트폰 출시도 계획 중이라 휴대전화 부문의 이익 구조가 개선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장준호·정창원 노무라 연구원은 "LG전자 주가의 촉매제가 단기적으로는 부족하지만 여전히 LG전자의 핵심 경쟁력은 온전하기 때문에 현 수준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대신증권(8만원→7만원), 한국투자증권(8만5천원→7만5천원), NH투자증권(7만원→6만3천원), HMC투자증권(7만3천원→5만8천원) 등 다수의 증권사는 LG전자의 목표주가를 크게 낮췄다. [시사포커스 / 성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