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율협약을 진행중인 중소 조선사 성동조선해양이 위탁경영을 통한 재기를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수출입은행의 제의를 받은 삼성중공업과 한진중공업이 검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전날 삼성중공업은 내주 ‘성동조선 위탁경영을 위한 TF’(가칭)를 위한 인선작업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실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중공업 역시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로써 그간 난항을 겪어 왔던 성동조선해양의 위탁 경영 문제는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이 양사에 제안한 성동조선해양의 위탁경영 문제는 실무 논의 단계에서 진척이 없던 상태였다.
특히 지난해 8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삼성중공업은 자체 구조조정을 진행하던 상황이라 위탁 경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맺은 한진중공업 역시 조선 사업이 주력도 아닌 상황(건설업 매출 비중 70%)에서 위탁 경영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예상이 나온 상태다.
아울러 산업은행이 재무구조 개선약정의 장기화 우려에 한진중공업의 성동조선해양 인수를 경계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일반적으로 위탁경영을 맡고 2년이 지나면 직접 인수하는 일이 흔하다는 점에서다. 현대삼호중공업 사례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의 TF 구성과 실사 방침은 자칫 법정관리 위기까지 제기되던 성동조선해양을 살릴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다시 높일 전망이다.
성동조선해양은 현재 수주를 하고도 건조자금이 없어 고사하는 난감한 상황에 빠져 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말 성동조선해양에 3000억원을 긴급지원했지만, 7월 말이면 이마저도 소진된다. 따라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양사에 위탁경영을 지원한 바 있다. 한 때 위탁경영설이 돌던 대우조선해양은 정성립 회장이 부정적인 입장을 비침에 따라 논의에서 제외됐다.
업계에서는 결국 삼성중공업이 위탁경영을 맡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조금 더 우세한 상황이다. 과거 두 회사가 협력관계에 있었고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재무구조 역시 상대적으로는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한편 성동조선해양은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발주중단 등으로 경영난을 겪다가 자율협약을 맺게 됐으며 현재 법정관리 위기에 처해 있다.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채권단이 추가 자금 지원에 반대하면서 생존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근 수출입은행의 자금지원도 채권단에게 부담이 없게 하겠다는 약속을 하고서야 이뤄질 수 있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