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떠나는 STX조선해양, 대우조선 전철 밟나
정성립 떠나는 STX조선해양, 대우조선 전철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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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공백 우려 재현?…산은 인선 절차 돌입에도 의구심 여전
▲ STX조선해양 정성립 대표가 대우조선해양의 신임 사장으로 선임될 것이 확실시되면서, 수장을 내주게 된 STX조선해양이 대우조선해양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STX조선해양

STX조선해양 정성립 대표가 대우조선해양 대표로 내정되면서, STX조선해양이 연초부터 사장 공백 사태 우려로 시달린 대우조선해양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일 대우조선해양은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정성립 STX조선해양 대표를 후임 사장으로 추대했다.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앞서 오랜 침묵 끝에 정성립 대표를 신임 사장으로 추천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 입장에서는 정성립 대표의 내정이 ‘묘수’로 평가받고 있다. 비록 정성립 대표가 현재 대우조선해양 소속이 아니라 노조가 요구해 온 ‘내부인사’ 출신은 아니지만, 과거 대우조선해양에 오랜 기간 몸을 담았고 두 차례 대표직을 맡으면서 경영정상화를 이끈 경력도 있어 노조가 반대할 명분이 크게 줄었다는 평가다. 오랜 기간 ‘낙하산’, ‘외풍’ 등의 논란을 겪은 산업은행으로서도 일단 한시름 덜 수 있게 됐다.

반면 수장을 내준 STX조선해양으로서는 당장 사장 공백 사태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대우조선해양이 산업은행의 침묵으로 CEO 부재 우려가 제기되면서 3월 수주 실적이 ‘0’를 기록하는 등 잇단 후폭풍에 시달린 것을 감안해보면, STX조선해양도 빠른 후임 사장 선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우조선해양처럼 표류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산업은행은 오는 17일까지 후임 사장을 결정하고, 정성립 대표가 대우조선해양 대표로 취임할 예정인 내달 29일까지는 STX조선해양의 후임 사장 인선을 마무리짓겠다는 입장이다. 사장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친 정성립 대표의 대우조선해양 사장 선임 건은 내달 말 임시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신임 사장 인선 과정에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침묵을 지킨 것만으로도 낙하산 논란, 외풍 우려 등이 거세게 일었던 것을 감안해 보면, 새로운 후보를 쉽게 선임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조직개편 과정에서 밀려난 부사장들이나 고재호 사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지만, 인사파동 중심에 서있던 인물들이라 쉽지 않다. 또한 산은과 연계된 인맥이 사장으로 내정되면 낙하산 인사 반발이 다시 고개를 들 우려가 크다.

현재 산업은행은 채권단 협의회를 통해 사장 선임 절차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적임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경영진추천위원회도 열리지 못하고 있다. 경영진추천위원회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농협은행과 수출입은행, 경영관리단장, 회사 대표자 등 5명으로 구성된다.

또한 지난 1월부터 구본익 부사장 직무대행체제로 꾸려나가고 있는 성동조선처럼 현재 STX조선해양의 조욱성 부사장이 당분간 사장직무대행을 맡아 회사를 이끌어나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 경우 가뜩이나 조선업계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CEO 선임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비난을 자초한 산업은행의 역할론이 다시 재조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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