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순환출자고리 416개 “개선노력 없다”
롯데그룹, 순환출자고리 416개 “개선노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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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대기업 순환출자 고리수 중 90% 차지
▲ 롯데그룹의 순환출자고리가 416개로 대기업 61곳이 보유한 총 순환출자 고리수 459개의 90.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 홍금표 기자

대기업들의 순환출자 구조가 지난해와 비교해 개선되는 추세임에도 롯데그룹의 경우 여전히 심각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5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주시소유 현황’에 따르면 대기업집단 61곳 중 순환출자를 가지고 있는 집단은 11개였다. 순환출자 고리수는 총 459개로 지난해 483개였던 것과 비교해 24개 줄었다.

롯데그룹의 순환출자고리는 416개로 대기업 61곳이 보유한 총 순환출자 고리수 459개의 90.6%를 차지했다. 이외 삼성(10개), 한솔(9개), 영풍(7개), 현대차(6개) 순 이었다. 지난해 7월 신규 순환 출자 금지제도 시행 후 현대와 KT, 금호아시아나 등 대기업이 순환출자 고리를 끊으며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인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대기업 중에서도 복잡하기로 손꼽힌다. 당초 인수·합병을 통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각 계열사들이 또 다시 신규 법인을 설립해 나가는 방식을 반복하다보니 거미줄 순환출자 양상을 띠고 있다. 이로 인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다만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이 더 강해지는 효과는 있다.

롯데그룹은 대기업 집단의 순환출자고리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올해 기존 417개 고리 중 단 1개만 줄인 것에 그쳤다. 이마저도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 계열사가 아닌 부산롯데호텔 지분을 매각한 것 이다.

이에 대해 신봉삼 공정위 경쟁정책국 기업집단과장은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고리가 많이 사라지고 있지만, 순환출자고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롯데의 실질적인 노력이 없어 아쉽다”며 “기존 순환출자고리 해소는 법으로 강제 해소할 수 없는 만큼 공시제도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해소하도록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순환출자란 대기업들이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동원하는 출자방식으로, 3개 이상의 계열사가 서로 출자하는 것을 뜻한다. 출자구조가 A사→B사→C사→A사와 같이 원 모양으로 순환하는 구조로 이뤄지며 국내 대기업은 이 방식을 통해 재벌 총수가 낮은 지분율로 추가 자본 없이도 전체 계열사를 지배해 왔다.

순환출자구조의 부작용은 소수에 불과한 재벌 총수에게 과도하게 경제력이 집중되고, 한 계열사가 흔들리면 다른 계열사도 같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 등이다. 이에 지난해 7월부터는 자산 총액 5조 원 이상 대기업 집단은 계열사 간 ‘신규 순환출자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단, 기존 순환출자 해소는 법으로 강제하는 규정이 없어 대기업에서 지배구조 투명화 및 책임 경영 등을 이유로 자율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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