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무원이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상환해야하는 1000억원과 해외사업 투자금 마련을 위해 주식예탁증서(GDR) 발행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온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고심 중인 상태다. 주가하락과 대주주 지분율 감소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공매도 증가, 주가하락 우려
GDR이란 기업들이 국내 증시에 직접 투자할 수 없는 외국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해외에서 발행하는 유가증권이다. 시장에서는 GDR발행으로 신주가 발행될 경우 일명 ‘물타기 효과’로 인해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해외 투자를 끌어올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감수해야 하는 위험요소도 있는 방법이다.
실제 GDR 추진 후 헤지펀드들의 공매도 물량 공세로 주가하락을 경험한 사례가 많았다. ‘공매도’는 투자자가 현재 주식이나 채권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주문을 내는 것으로 주식 또는 채권을 판 후 3일 안에 주식이나 채권을 구해 매입자에게 돌려주는 것을 뜻한다.
이에 풀무원이 주가하락의 요인으로 꼽히는 공매도 공세를 우려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실제 풀무원의 평균 일일 공매도 물량은 500주 정도였지만, 지난달 초 GDR 발행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나오자 5배 이상인 2500주 수준으로 증가했다. 대차잔고 역시 5월 6~7만주 정도였다면 지난달 18만주까지 늘었다.
공매도와 대차잔고가 급증하면 주가가 하락할 위험이 커지고 개미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확률이 높아진다.
◆ 남승우 사장, 지분율 감소도 고려 요인
풀무원이 GDR발행을 결의하지 못하는 것은 대주주 지분율이 하락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되기 때문이다.
풀무원이 발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GDR발행 규모는 2억~3억 달러(한화 약 2238억~3357억원‧3일 환율기준)다. 2일 풀무원의 종가는 22만 1500원이었다. 만약 신주만을 GDR의 기초자산으로 할 경우 약 101만~152만 주를 발행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는 풀무원의 전체 발행 주식수인 380만 9095주의 27~40%에 해당한다.
현재 남승우 풀무원 총괄사장은 풀무원 보통주 218만3578주(57.3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신주를 기초자산으로 해서 GDR을 발행할 경우 남 사장의 지분은 40%대로 떨어져 특수관계인 지분을 더해야 겨우 50% 이상 과반의 지분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에 향후 GDR 발행으로 혹여 주가가 떨어진다고 해도, 대주주 지분율을 고려하면 신주 발행을 늘리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에 풀무원이 GDR을 발행하기로 결정한다면, 그 시점은 주가하락과 대주주 지분율 변동 사항 등을 고려할 때 주가가 최고점일 때일 것으로 예상된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